이커머스 업계, 애플페이 두고 여전히 ‘온도차’
주요 이커머스 애플페이 적용 대신 자체페이 강화 티몬, 소비자 이용 편의성 확대 차원 애플페이 도입
2023-08-08 민경식 기자
매일일보 = 민경식 기자 | 이커머스 업계가 애플페이 도입을 놓고 여전히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백화점·마트·편의점·카페 등 오프라인 유통가는 일찌감치 적용한 반면, 이커머스는 대부분 미온적인 반응이다.
애플페이는 아이폰, 애플워치 등 애플사의 기기를 통해 실물 카드 없이 모바일 기기로 결제할 수 있는 비접촉식 간편결제 서비스로 근거리무선통신(NFC)을 기틀로 한다. 지난 3월 현대카드를 통해 국내 시장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뒤 영향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종합몰 기준 애플페이를 적용한 기업은 현재 롯데온과 티몬이다. 이외 쿠팡, SSG닷컴, 11번가 등은 자체 간편결제 서비스(이하 자체 페이)를 강화하는 모양새다. 이들이 자체 페이에 공을 들이는 배경으로 락인(Lock-in) 효과 기대, 데이터 확보, 수수료 절감 등이 거론된다. 업계 관계자는 “자체페이의 경우 상품 결제까지 매끄럽게 이어지게끔 하는 구매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주요 목적으로 가두리 효과 등 선순환 구조를 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또한, 방대한 데이터를 쌓을 수 있어 이를 바탕으로 서비스 고도화도 실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간편결제 시장의 성장세는 뚜렷하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1일 평균 간편결제 거래액은 2020년 4009억원, 2021년 5590억원, 지난해 상반기에만 7232억원까지 치솟았다. 다만, 자체 간편결제 시장의 90%는 삼성, 네이버, 카카오 등 이른바 3강이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나머지 업체가 수익성을 만들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쿠팡페이는 책임경영 확대를 통한 지속가능한 혁신을 위해 금융규제 전문가인 정찬묵 법무 총괄 부사장을 기용하기도 했다. 이달 1일 취임한 정 부사장은 쿠팡페이의 법무 및 정책과 관련한 모든 주요 의사 결정에 관여한다. 이와달리, 티몬은 이용자 편의 제고 차원에서 애플페이 서비스를 이달부터 시작했다. 이번 도입은 주 소비자층인 20대와 차세대 소비자층인 10대의 아이폰 사용이 증가하는 흐름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티몬 관계자는 “애플페이 도입은 현재는 물론 미래의 핵심 고객층까지 강화하기 위한 선제적 차원의 결정”이라며, “다양한 사용 편의성 확보를 바탕으로 고객만족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신세계 그룹의 경우 이마트24과 스타벅스에만 애플페이를 도입한 가운데, 계열사인 SSG닷컴은 현재 상황을 예시주시하고 있다. SSG닷컴 관계자는 “애플페이 적용 여부를 두고 현재 시장 반응을 주시하면서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페이가 국내에 빠르게 확산하고 있지만, 애플페이 현재 아이폰 사용자이면서 현대카드를 함께 사용하는 소비자만 이용 가능한 서비스로 호환성이나 종속성에서 제한되는 부분이 있다”며 “애플페이 도입과 관련해 너무 서두를 필요는 없다고 판단하는 거 같고 자체 페이 서비스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