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돈봉투' 실명 공개 파장···줄소환 시 '총선 타격' 불가피

복수 언론, 실명 거론하며 '금품 수수 정황 의원' 보도 거명 의원들, 혐의 부인···법적 대응 방침 野 관계자 "檢, 하반기 내내 당 흔들 것"

2024-08-08     이태훈 기자
더불어민주당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 핵심 인물로 지목되는 윤관석 무소속 의원 구속 직후, 복수 언론이 '금품을 수수한 정황이 포착된 의원'이라며 이들의 실명을 거론해 파장이 일고 있다. 거명된 의원들은 "사실무근"이라며 법적 대응에 나서고 있다. 다만 검찰이 '전달책'으로 지목한 윤 의원이 구속됨에 따라 이들의 '줄소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총선을 앞둔 민주당에 적지 않은 타격이 예상된다.

8일 정치권 및 복수 언론에 따르면 '문화일보'는 지난 7일 검찰이 윤 의원 영장실질심사(4일)에서 돈봉투를 수수한 정황이 있는 의원 19명을 거론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서 '문화일보'는 검찰이 김회재·김승남·김윤덕·이용빈 민주당 의원과 김남국 무소속 의원 등이 의원회관에서 돈봉투를 수령했다고 언급한 내용을 전했다. 앞서 '조선일보'도 지난 5일 보도에서 '검찰은 윤 의원이 2021년 4월 28일 오전 국회 외교통상위 소회의실에서 열린 '송영길 후보 지지 국회의원 모임'에 참석한 민주당 김영호·민병덕·박성준·박영순·백혜련·이성만·임종성·전용기·허종식·황운하 의원에게 300만원짜리 봉투 1개씩을 전달한 것으로 보고 있다'는 취지로 적었다. 실명이 거론된 의원들은 즉각 반발했다. 민주당 법률위원장인 김회재 의원은 지난 7일 페이스북을 통해 "보도내용은 사실과 전혀 다르며, 악의적인 오보"라며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보도내용이 사실이라면 책임지고 국회의원직을 사퇴하겠다"며 "해당 기사를 작성한 기자들을 오늘중으로 고소하겠다"고 덧붙였다. 전용기 의원도 같은날 페이스북에 입장을 올려 "단순 회의 참석자를 '수수 정황자'로 둔갑시키는 억지 주장에 그냥 어처구니가 없을 뿐"이라며 "켕기는 게 있으면 겁먹기라도 할 텐데, 지금은 그냥 어이가 없다"고 적었다. 전 의원은 "단언컨대, 여러 보도에 나오는 '돈 봉투 수수 정황'은 사실이 아니다"며 "허위사실로 인해 주위 사람들께 피해를 주는 행위는 절대 묵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외 실명이 언급된 의원들은 일제히 혐의를 부인하며 법적 대응 방침을 밝혔다. 일부 의원은 명단 유출 의혹에 대해 검찰을 '피의사실 공표죄'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고발하기도 했다. 다만 의원들의 혐의 부인과는 별개로, 검찰이 '돈봉투 전달책'으로 지목한 윤 의원의 구속이 이뤄진 만큼, 이들에 대한 줄소환이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총선을 8개월여 앞둔 시점에서 다수 현역 의원이 검찰 조사를 받는 그림은 민주당으로선 분명 악재다. 민주당 지도부 출신 관계자는 <매일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번 수사는) 검찰이 민주당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국민에게 심기 위한 것"이라며 "그래서 우리는 구속 다 시켰으니 빨리 수사하라고 하는 데, 검찰이 의도적으로 수사를 지연시키는 것 같다"고 바라봤다. 관계자는 "우리가 우려스러운 것은, (검찰이) 계속 피의사실 누설하면서 한 명, 두 명 언론에 흘리면서 총선까지 시간을 끄는 것"이라며 "올 하반기 내내 (당을) 그렇게 흔들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아울러 검찰의 피의사실 공표 의혹에 대해서도 "영장실질심사에 참석한 사람이 판검사 외에 변호사하고 당사자(윤관석·이성만 의원)밖에 없는데, 실명을 흘릴 수 있는 곳이 어디겠느냐"며 명단 유출 주체로 검찰을 의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