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커진 ‘빚폭탄’ 우려…주담대금리 7% 육박

채권 금리 상승에 5대 은행 변동형 금리 껑충 美, 추가 금리인상 예고...당분간 고금리 전망 7월 가계대출 또 늘어...넉달 연속 증가세 유지 금융 부담 증가 속 영끌족 매물 출회 이어질 듯

2024-08-09     이광표 기자
서울

매일일보 = 이광표 기자  |  시중은행 대출 금리가 다시 슬금슬금 오르고 있다. 기준 금리가 네 차례 연속 동결되며 한숨 돌리는 듯 했지만, 시장 채권 금리가 올라서다. 특히 주요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 금리 상단이 7%에 근접하면서 기준금리 동결 기조에 한숨 돌렸던 ‘영끌’ 대출자들의 부담도 커질 조짐이다.

특히 미국 등 각국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예상되면서 대출 금리의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져 영끌족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정부의 대대적인 규제 완화 이후 부동산 시장에서 거래가 다소 늘었으나, 이전처럼 기존 주택을 처분하기 힘든 상황이다. 기준금리가 동결되고, 주담대 금리도 안정권에 접어 들면서 주담대를 중심으로 가계대출도 큰 폭을 늘었다.  한국은행이 9일 발표한 '7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 잔액은 7월 말 기준 1068조1000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6조원 증가했다. 잔액 기준으로는 지난달에 이어 또다시 사상 최대를 경신했고, 지난 4월부터 넉 달 연속 증가세를 기록했다. 특히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반등하는 가운데 지난달 주담대가 6조원 증가했다는 점이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지난 4일 기준 4.08~6.937%로 집계됐다. 하단이 4%대로 올라오고 상단은 7%대에 근접했다. 앞서 한국은행은 기준금리가 0.25%p(포인트)·0.5%p 인상될 때마다 가계의 1인당 연간 이자 부담이 각각 16만1000원·32만2000원 오를 것으로 분석한 바 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는 지난 2월 이후 연 3.50%로 동결됐지만, 시중금리가 상승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미국 국채의 고공행진이 이어지면서 국내 대출금리에 연동되는 은행채 금리 역시 당분간 상승 압력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또 지난달 초 새마을금고 사태로 대규모로 풀린 채권 물량도 금리 상승에 한몫하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19로 완화됐던 유동성 규제가 정상화되면서 은행들이 이전보다 더 많은 예금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도 예금 금리를 끌어올리며 대출 금리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부동산 시장에선 올해 하반기 금리 인상이 지속하면서 이자 부담을 느낀 영끌족들의 매물 출회가 늘어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앞으로 미국 금리가 더 오를 경우 추가 금리 인상이 불가피해지고, 이에 따라 원리금과 이자 상환 부담을 커진 영끌족들이 매물 출회가 이어질 것이란 것이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추가 금리 인상이 불가피하고, 영끌족들의 부담이 갈수록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향후 미국이 기준금리를 더 올릴 것으로 전망되고, 이에 따라 한국이 연내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커졌다"며 "추가 금리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주담대 금리 상단이 7%대를 넘어서면 영끌족들의 금융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