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은의 승부수'…LS그룹, 배·전·반 미래먹거리 공략 강화

2차전지 강 드라이브…생태계 구축 본격화 '배·전·반' 중심 '비전 2030' 사업 계획 구체화 초전도 케이블도 주목…미래 성장성에 관심 쏠려

2023-08-09     김명현 기자

매일일보 = 김명현 기자  |  구자은 LS그룹 회장이 올 초 선포한 '비전 2030' 성장 전략의 윤곽이 갈수록 또렷해지고 있다. 특히 구 회장이 승부수를 띄운 2차전지 부문에 대규모 투자가 실체화되면서 사업 육성이 한층 탄력을 받는 모습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LS그룹은 미래 먹거리인 2차전지를 중심으로 고속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지난 2일 새만금 산업단지에 1조8402억원 규모의 '2차전지 소재 제조시설'을 건립하는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한 이후 2차전지 생태계 지형이 어떻게 바뀔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LS그룹 지주사인 LS의 주가가 지난달에만 30% 이상 뛴 점도 시장의 기대를 반영한 것이란 분석이다. 구체적으로 LS그룹은 연내 새만금 산단 5공구 33만8928㎡에 전구체 제조 공장을 착공할 계획이다. 2025~2026년 양산에 돌입, 2029년 12만톤(t)을 생산한다는 목표다. 이는 지난 6월 하이니켈 양극재 전문회사 엘엔에프와 전구체 사업을 위한 합작회사 'LS-엘앤에프 배터리솔루션' 설립 발표에 이어 사업 계획이 구체화한 것이다. 전구체는 2차전지 소재인 양극재 원가의 약 70%를 차지하는 핵심 소재다. 업계의 이목을 끄는 건 LS그룹이 2차전지 사업 밸류체인(가치사슬) 구축을 노리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LS그룹은 2028년까지 전구체 생산에 집중 투자하고, 전구체 핵심 소재인 황산니켈·황산망간·황산코발트 등 황산메탈 생산에도 투자를 확대할 방침이다. 구자은 회장은 LS-엘앤에프 배터리솔루션의 새만금 국가산업단지 투자를 통해 80%에 달하는 전구체 중국 의존도를 낮춘다는 구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으로 전구체 국산화가 시급한 상황에서 LS그룹이 발 빠르게 뛰어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중국 업체들의 전구체 시장 점유율은 약 90% 수준이다. 또한 구 회장은 황산니켈→전구체→양극재로 이어지는 산업 밸류체인을 순수 국내 기술로 구축한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이에 업계에서는 구 회장이 올 초 신년회에서 밝힌 '배·전·반(배터리·전기차·반도체)' 중심 '비전 2030'이 현실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비전 2030은 2030년까지 20조원 이상을 투자해 '탄소 배출 없는 전력(CFE)'과 '배전반' 등 미래 성장 사업을 육성한다는 게 골자다. 구 회장은 이를 통해 LS그룹 자산을 현재 25조원에서 2030년 50조원까지 불린다는 구상이다. 계열사들도 적극적으로 뛰고 있다. LS그룹의 비철금속 계열사인 LS MnM은 지난 3월 충청남도 토리컴 사업장에 연간 5000톤(t) 규모의 황산니켈 생산공장을 준공했다. 생산능력을 3단계에 걸쳐 확대, 2030년 27만t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또 LS MnM은 전기차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으로의 확장성도 기대 요인이다. 회사가 보유한 제련기술을 활용해 폐배터리에서 니켈, 리튬 등 배터리 원료 확보가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LS그룹 관계자는 "LS그룹은 황산니켈, 전구체, 리사이클링 등 그룹의 이차전지 관련 역량을 총동원해 투자·고용 효과를 창출하고, 국내 기업 간 K-배터리 얼라이언스를 통해 이차전지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LS그룹은 계열사 LS전선의 초전도 케이블로도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앞서 LS전선은 2021년 차세대 초전도 케이블 '23kV급 3상동축'을 개발하고 국제규격(IEC)을 획득한 바 있다. 현재 초전도 케이블을 만들 수 있는 업체는 전 세계에서 3곳뿐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