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유통街, 전통시장·소상공인 지원에 ‘두팔’ 걷어
소상공인·전통시장 체감경기 동반 하락세 유통업계, 지역사회 상생 모델 구축 노력
2024-08-10 민경식 기자
매일일보 = 민경식 기자 | 유통업계가 전통시장·소상공인과의 상생 모델을 마련하고,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실현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러한 접근은 전통시장 활성화를 넘어 지역사회 발전까지 일조함으로써 동반 성장을 도모하겠다는 차원으로 보여진다.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위축과 장마, 폭염 등 궂은 날씨로 인해 전통시장과 소상공인의 고심은 계속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10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소진공)에 따르면, 지난달 전통시장 체감 경기지수(BSI) 40.7로 전월 대비 10.2포인트, 소상공인은 57.3으로 6.6포인트 하락했다. 전통시장의 체감 지수의 경우 작년 3월 40.3 이후 16개월 만에, 소상공인은 올 2월 56.2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체감 경기지수는 수치가 100 이상이면 경기를 긍정적, 100 미만이면 부정적으로 내다보는 비율이 더 많다는 의미한다. 또한, 전통시장은 비교적 고령 상인으로 이뤄져 비대면 유통 트렌드, 모바일 간편결제 등 디지털 전환을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사업적 난항을 겪고 있다. 소진공은 전국 소상공인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한 결과, 디지털 기술에 대한 수요는 65%을 나타냈지만, 실제 활용하는 곳은 19%에 그쳤다. 이에 유통기업들이 전통시장과 소상공인들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상생협력에 나서는 모습이다. 현대그린푸드는 ‘모두의 맛집’이라는 상생 프로젝트를 전개하고 있다. 지역 맛집을 찾고 이들의 대표 메뉴를 가정 간편식(HMR) 제품으로 선보일 수 있도록 지원하는 그린푸드의 지역 상생 프로그램이다. 최근엔 서울시와 공동심사를 거쳐 전통시장 숨은 맛집 8곳을 선발하고, 상품을 연내 출시할 방침이다. 이마트 노브랜드의 ‘상생스토어’를 앞세워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다. 상생스토어는 판매품과 타깃층이 다른 전통시장과 대형마트가 힘을 모아 지역 상권을 부활시키자는 일환의 프로젝트다. 소비자들이 노브랜드 상생스토어에서 공산품이나 가공식품을 사고, 과일과 생선, 야채 등은 시장을 통해 구매할 수 있도록 선순환 구조를 구축했다. 정부에서도 기업과 전통시장의 소비 진작을 위해 지원 사격에 나섰다. 오는 11월 11~30일 열리는 국내 최대 쇼핑축제인 코리아세일페스타(이하 코세페)는 산업자원통상부의 대한상공회의소가 주관하고, 마트·백화점·전통시장 등이 참가한다. 정부는 지자체에 공문을 보내 코세페 기간에 진행되는 지역축제를 연계하거나, 지역특산물 등이 행사에 동참하도록 적극 독려하고 있다. 또한, 옥외 전광판, 대형현수막 등으로 행사를 도울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고물가 등에 따른 소비 침체로 소상공인과 전통시장의 고충이 가중되자 이를 돕기 위해 유통기업들도 상생 경영을 펼치고 있다”며 “기업 입장에선 전통시장, 소상공인의 상품과 인프라를 활용해 차별화된 제품을 고안할 있고, 전통시장 측면에선 민간기업의 기술과 시장 네트워크를 가져와 경쟁력을 제고해 돌파구를 찾을 수 있는 이점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