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건설 3대 악재, “공급대란 야기할 수 있어”

기존 사업도 철수하는 판에 부실사태로 신뢰도 잃은 건설업 주택업 더욱 위축, 2~3년 후 공급대란 및 집값 상승 불가피

2024-08-15     이소현 기자

매일일보 = 이소현 기자  |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원가부담 상승·부실시공(안전문제) 이른바 '3대 악재'가 건재한 상황에 부동산 시장에 공급대란 및 집값 상승 경고등이 켜진 상태다.

1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그간 공사비 급등과 미분양 리스크로 인해 사업 개시를 못하던 주택사업자들이 이번 한국토지주택공사(LH) 부실시공 사태로 더욱 위축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건설업계가 자금조달 비용부터 각종 노무비 및 민원·소송 리스크까지 떠안게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건설업계 고위관계자는 "지난 2022년부터 이어진 고금리에 따른 시장 침체에 따른 PF 문제와 원가부담 상승만으로도 중견건설사 이하로는 존폐문제를 걱정해야 할 정도였는데, 이번 부실시공 사태로 업계 전체적으로 신뢰를 잃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큰 분양이나 정비사업은 PF 대출이 안 돼 아예 손을 못 대고 기존 진행하던 프로젝트도 오른 인건비와 공사비로 갈등을 빚고 중단되는 상황이다. 이 모든 걸 극복하고 분양을 시작하더라도 부실시공 사태로 인한 평판 추락으로 대형 건설사들도 완판을 장담할 수 없게된 것이다. 전문가들은 궁극적으로 이는 집값 상승의 뇌관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국 주거용 건축물의 착공면적은 1097만9000㎡로 전년 대비 37.7% 급감했다. 특히 연립주택 및 다세대 주택 등의 감소폭이 컸다. 지난 1~7월 아파트 분양 물량 또한 41.7%에 감소해 3년 후 입주 물량 감소가 예상된다. 주택산업연구원이 집계하는 주택사업자금조달지수는 지난 7월 74.6으로 전달 대비 9포인트 내렸다. 지난해 11월 37.3으로 최저점에서 꾸준히 회복하던 상황에서다. 김지은 주산연 연구원은 "건설업 신용이 하반기 어려워질 것이란 우려가 일찍이 있었다"며 "최근 부실시공 문제까지 불거지며 자금조달금리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는 "부실시공 문제가 불거지게 되면 시공사 측면에서 품질 관리에 비용을 투입하며 분양가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밝혔다. 궁극적으로 불법하도급 등 부실시공을 야기하는 시스템 자체를 바로잡기는 해야 하지만, 장기적 안목으로 폭넓게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부동산업계 전문가는 "업계 잘못된 관행을 잡기 위해서라지만, 지금은 정부가 부실시공을 잡겠다고 업계를 너무 몰아치고 있다"면서 "자재값이 오르면서 앞으로 분양가는 계속 오를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이는 부실시공을 자극하는 또 다른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가운데 국토교통부는 오는 9월 민간아파트 부실시공 전수조사 결과를 발표할 방침이다. 해당 발표안에는 감리 및 설계 등 건설업 제도에 대한 개선안도 함께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태의 배경에는 총체적인 부실 문제가 배경으로 작용한 만큼, 실효성 있는 대안 마련이 가능할지를 두고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전영준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실장은 "(제도·비용건설업체 등) 어느 하나의 문제가 아니며, 건설산업이 선진화돼 가는 과정 중의 일환"이라며 폭넓은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이은형 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지금처럼 영업정지나 등록말소같은 강력한 처분이 있더라도 막상 실무단계에서 쉽게 적용되지 못한다면 실효성이 떨어진다"며 "결국 어떻게 해야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고 올바른 원칙을 고수할 수 있는지, 원칙의 준수가 그에 따른 피드백을 받을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