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그나마 해외건설수주 청신호… 위기탈출 해결책은 못돼
해외건설 수주액 200억불 넘겨…중동수주 전년 比 2배 국내 건설업 주력 주택업은 인허가‧착공 큰폭 감소
2024-08-15 권영현 기자
매일일보 = 권영현 기자 | 국내 주택시장 침체가 좀처럼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는 가운데 대형건설사들은 해외수주를 통한 활로찾기에 나섰다. 다만 국내 주택업이 먹거리인 중소건설사들은 국내 사업이 감소할 경우 경영난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15일 해외건설협회 통계에 따르면 우리 기업의 해외건설 수주액(11일 기준)은 202억7601만달러로 전년 동기(178억6821만달러) 대비 13.48% 증가했다. 지난 6월 중순까지는 2022년 동기와 비교해 실적이 저조했으나 6월말 현대건설이 사우디 석유 화학플랜트 사업을 수주하며 상반기에만 172억9141만달러를 수주했다. 올해 건설업계는 중동 시장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지역별 수주추이를 보면 올 들어 중동에서만 74억달러를 수주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37억달러)의 2배에 달한다. 여기에 현대건설과 대우건설 등 대형 건설사들이 사우디 네옴시티를 비롯한 중동시장 추가 수주를 노리고 있어 하반기에도 중동 수주는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이같은 추세라면 2020년부터 이어온 해외건설 300억달러 수주를 4년 연속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국내 건설업계의 주력 포트폴리오인 주택업은 인허가와 착공이 큰폭으로 감소하면서 약세를 보이고 있다. 국토교통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 6월까지 주택 인허가는 전년 동기 대비 27.2% 감소한 18만9213가구를 기록했다. 주택 착공은 9만2490가구로 지난해 동기 대비 절반 수준인 50.9%가 감소했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국내 공사비가 올랐고 이미 진행 중인 단지에서도 조합과 계속해서 공사비를 두고 갈등이 이어지면서 건설사들도 확실한 사업성이 보장된 단지를 대상으로 선별수주에 나서는 것”이라고 밝혔다. 대형건설사들의 상황마저 이러다 보니 상대적으로 여력이 안 되는 중소건설사들은 존폐위기에 놓인 상황이다. 실제 국토부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KISCON) 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부도업체수는 9개로 집계됐다. 6월에만 4개 업체가 부도났고 각각 서울과 경기에 소재를 두고 있는 전문건설업체 2곳이 포함됐다. 폐업 건설업체들도 증가하고 있다. 올해 7월까지 종합건설사 폐업신고는 306건으로 전년 동기(170건) 대비 80% 증가했다. 이는 지난 2011년(338건) 이후 12년 만에 가장 많은 규모다. 전문건설업체 폐업 신고는 1768건으로 같은 기간 20.9% 늘어났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중소건설사들의 경우 주택업이 주된 먹거리인데 지방 주택시장이 여전히 침체를 이어가면서 준공후 미분양이 늘어나고 있다”며 “지방 중소 건설사들 중 유동성 문제로 버티지 못하는 건설사들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문제가 터지는 순간 무너지는 건설사들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