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기후변화 마지노선 도래…산업계 “생존 위해 동참”
온난화 넘어 ‘열대화’ 시대 접어든 지구 韓 CCPI 2023 ‘매우 저조’…대책 필요
2024-08-15 김혜나 기자
매일일보 = 김혜나 기자 | 산업계가 친환경 전환에 고삐를 죄고 있다. 지구 온도 변화로 인한 기후위기가 세계 곳곳에서 현실화하며 ‘기후변화 마지노선’이 도래했기 때문이다.
15일 세계기상기구(WMO)에 따르면, 지난달은 지구 표면과 해수면이 역대 가장 더웠던 달로 기록됐다. 1940년 관측기록이 시작된 이후 가장 높은 16.95°C다. 국제사회가 기후변화의 마지노선으로 꼽는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상승한 온도’에 임박했다.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지난달 27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지구 온난화’ 시대가 끝났다. 끓어오르는 ‘지구 열대화’ 시대가 도래했다”고 말했다. 국제사회는 이상기후의 원인으로 탄소배출에 따른 지구온난화를 정론으로 주장하고 있다.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과학계는 향후 10년간 탄소에너지 중심의 산업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1.5°C 상승을 막을 수 없으며, ‘문명 붕괴’를 초래할 수 있는 2°C 저지도 불가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세계 각국은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 위기 적응을 추진하고 있다. EU(유럽연합)가 가장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에 따라 세계 각국은 EU 지역으로 수출하는 제품에 대해 이들이 정한 탄소배출 기준을 만족해야 한다. 기준 미달 시 탄소세를 부과한다. 오는 10월 시범 도입을 거쳐 2026년 정식 도입한다. 우선 적용 대상은 철강·알루미늄·시멘트·비료 등이다. 향후 플라스틱도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거대 기업들은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50년까지 탄소 네거티브(Carbon Negative), 워터 포지티브(Water Positive),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애플은 2030년까지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제조공정에서 재생에너지를 100% 사용할 것을 약속했다. 전 제품 생산에 참여하는 협력사들도 포함된 목표다. 한국 기업도 탄소중립 대책 마련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디지털전환(DX) 부문에서 2030년까지 탄소 순배출을 제로화하는 탄소중립 계획을 세웠다. 한샘은 지난달 ‘2023년 한샘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했다. 오는 2025년까지 환경경영 시스템을 완성하고, 2050년까지 ‘탄소중립(넷제로)’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이외 많은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ESG경영 준칙을 마련하고 실행에 나섰다. 정부 차원의 대책을 살펴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1월 ‘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발표했다. 발전원별 비중에서 원전은 2018년 23.4%에서 2030년 32.5%, 2036년에 34.6%로 확대된다. 화석연료는 감축한다. 석탄은 2018년 41.9%에서 2030년 19.7%, 2036년 14.4%로 준다. LNG는 2018년 26.8%에서 2030년 22.9%, 2036년 9.3%로 감소한다. 그러나 아직 온실가스 감축 노력은 부족하다. 한국은 국제 평가기관 저먼워치와 기후 연구단체 뉴클라이밋 연구소에서 발표한 기후변화대응지수(CCPI 2023)에서 ‘매우 저조함’ 그룹으로 분류됐다. 온실가스 배출 상위 60개국 중 57위에 그쳤다. 글로벌에너지모니터는 2030년 한국이 OECD 국가 중 미국, 일본에 이어 세 번째로 가장 많은 석탄발전 용량을 보유할 것으로 예상했다. 보다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