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AI·전장이 반도체 시장 계속 키운다
엔비디아, AI 열풍에 반도체 기업 첫 시총 1조달러 등극 전기차‧자율주행 기술 확산에 車반도체 수요성장 본격화
2024-08-15 김명현 기자
매일일보 = 김명현 기자 | 인공지능(AI), 전장(자동차 전자장치) 고도화가 반도체 성장에 날개를 달아주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미국 반도체 업체 엔비디아의 주가는 7% 이상 급등, 지난 한 주간의 하락분을 만회했다. 모건스탠리가 AI 관련주에 대한 낙관론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분석을 내놓은 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앞서 엔비디아는 지난 5월 AI 산업 확대를 업고 시가총액 1조달러(약 1340조원)를 돌파하면서 전 세계적인 관심을 끌었다. 이는 반도체 기업 최초의 일이다. 업계가 '시총 1조달러'에 주목하는 이유는 시총이 실적뿐 아니라 미래 성장성을 반영한 결과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엔비디아는 AI 반도체 수요 급증을 예견하고 대응력 제고에 주력했다. 앞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분기 실적 발표에서 "AI 학습을 위한 데이터센터용 차세대 반도체를 생산하고 있다"며 "수요 급증을 충족하기 위해 공급을 크게 늘리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회사는 AI용 반도체 부문에서 세계 시장 점유율 80%를 차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엔비디아의 AI용 반도체인 고급형 H100 등은 현재 초과 수요 상태로 전해진다. 글로벌 빅테크(대형 기술기업)를 중심으로 '대규모 언어모델(LLM)' 개발 경쟁이 심화하면서 관련 제품의 수요가 폭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차량용 반도체의 수요 성장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현재 내연기관보다 반도체가 더 많이 투입되는 전기차는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고 자율주행 기술 역시 무르익고 있다. 자율주행 기술이 실생활에 녹아드려면 신경망처리장치(NPU) 기반의 AI 반도체가 필수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도로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상황을 차량 스스로 해석하고 판단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는 글로벌 완성차 3위 현대차그룹이 고성능 반도체 확보를 위해 기술 스타트업에 잇따라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는 이유로 꼽힌다. 전기차와 자율주행 기술로 유명한 테슬라도 지난 2019년 자율주행시스템 하드웨어 'HW 3.0'을 자체 개발하면서 10개 안팎의 14㎚(나노미터)급 고성능 반도체와 이를 연결하는 중앙집중형 아키텍처(구조)를 완성한 바 있다. 한편 시장조사기관 옴디아는 전 세계 차량용 반도체 시장 규모가 지난해 635억달러(약 85조원)에서 오는 2026년 962억달러(약 128조원)로 늘 것이라고 추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