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번째 기소 맞은 트럼프···대권 도전 '첩첩산중'
조지아주, '선거 뒤집기 시도' 혐의로 트럼프 기소 지지율은 높지만···연이은 기소에 '부담 가중'
2024-08-16 이태훈 기자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미국 공화당 대선 유력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4번째 형사 기소됐다. 지난 대선에서 조지아주 투표 결과를 뒤집기 위해 압력을 행사한 혐의다. 지지율 고공행진에도 불구, 쌓이는 범죄 혐의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권 도전에 부담을 준다는 분석이다.
15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와 블룸버그 통신 등 복수 외신에 따르면 조지아주 풀턴 카운티 대배심은 전날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개입 의혹과 관련해 기소를 결정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0년 대선 당시 경합 지역이었던 조지아주 선거에서 접전 패배하자 2021년 1월 초 브래드 래펜스퍼거 조지아주 국무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선거 결과를 뒤집기 위한 1만1780표를 찾아내라'고 압박한 혐의를 받는다. 이같은 통화 내용이 공개되자 조지아주 애틀랜타 풀턴 카운티 검사장 패니 윌리스가 2021년 2월부터 관련 수사를 시작했고, 대배심에서 기소가 확정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기소에 조지아주 검찰이 '마피아 등 조직범죄'를 처벌하기 위해 만들어진 리코(RICO)법을 적용한 것도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리코법 적용이 트럼프 전 대통령이라는 '대어'를 잡기 위한 방책이라고 분석했다고 WP는 전했다. 리코법을 적용받으면 최고 20년형까지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 조지아주 기소가 주는 또 다른 특이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통령에 당선돼도 '셀프 사면'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통령 당선 시 이론적으로는 연방 범죄에 대해 사면권을 행사할 수 있다. 다만 조지아주의 경우 주지사가 아닌 별도의 주(州)위원회만 사면할 수 있으며 그 권한이 제한적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은 설명했다. 이번 기소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총 4개의 사건에서 형사 기소됐다. 앞서 성인영화 배우에게 성관계를 폭로하지 말라며 회삿돈으로 돈을 주고 회계 기록을 조작한 혐의(뉴욕 기소)를 시작으로 퇴임 후 국가기밀 문건을 불법 반출·보관한 혐의(플로리다), 대선 결과 뒤집기 모의 및 선거사기 유포 혐의(워싱턴DC) 등으로 연달아 기소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오히려 자신에 대한 기소를 '정적탄압'으로 여기며 지지층 결집에 활용하는 모습이다. 뉴욕타임스(NYT)가 시에나대와 함께 지난달 23일부터 27일까지 전국 932명의 공화당 지지 성향의 유권자를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54%의 지지율로 압도적 선두를 달렸다. 다만 높은 지지율과는 별개로 쌓여가는 기소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권 도전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 기밀 문건 무단 반출 혐의에 대한 재판 시작은 내년 5월 20일로 예정돼있다. 미국 대선이 내년 11월 5일인 것을 감안할 때 재판 과정이 선거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다분하다. 다른 재판 일정도 순차적으로 잡힐 것으로 보여 그가 공화당 경선에서 승리하더라도 대선 본선 때까지 유죄 선고의 위험 속에서 선거운동을 치러야 하는 상황도 예견된다. 사법 대응에 따른 비용이 선거 캠페인에서 실질적인 부담이 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기소에 대한 반박 보고서를 오는 21일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