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월북 美 병사 한 달 만에 첫 공식 언급…"인종 차별에 망명 의사 밝혀"
조선중앙통신, 트래비스 킹 이병 중간조사결과 16일 보도 美 국방부, 망명 의사에 '검증 불가'…"안전한 귀환에 집중"
2024-08-16 박성현 기자
매일일보 = 박성현 기자 | 북한은 지난 달 18일에 월북한 미군 트래비스 킹 이병의 월북 사실을 한 달여 만에 처음으로 언급하면서 '망명 의사가 있다'고 16일 주장했다. 킹 이병 관련 북한의 의견에 대해 미국은 사실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미군병사 트래비스 킹에 대한 중간조사결과를 보도하면서 이같이 전했다. 통신은 "관광객들 속에 끼워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돌아보던 킹 이병은 군사분계선상에 있는 조미군부접촉실과 경무관휴계실 사이에서 고의적으로 우리측 구역으로 침입했다가 근무 중에 있던 조선인민군 군인들에 의해 단속됐다"며 "해당 기관에서 조사한 데 의하면 그는 본인이 공화국 영내에 불법침입한 사실을 인정했다"고 했다. 이어 "미군 내에서의 비인간적인 학대와 인종차별에 대한 반감을 품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으로 넘어올 결심을 했다고 자백했다"며 "불평등한 미국 사회에 환멸을 느꼈다며 우리나라나 제3국에 망명할 의사를 밝혔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미국 국방부는 검증할 수 없다며 귀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입장이다. 외신에 따르면 미 국방부 대변인은 15일(현지시간) "킹 이병의 안전한 귀환에 집중하고 있다"며 "국방부의 우선순위는 그를 집으로 데려오는 것으로 이를 위해 모든 기용한 소통선을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킹 이병은 폭행 혐의 등으로 인해 한국에서 약 2개월 구금된 후 지난 달 17일 추가 징계를 받기 위해 미국으로 송환될 예정이었지만, 인천공항에서 비행기를 타지 않고 달아나 JSA를 통해 무단으로 월북했다. 미국은 관련 건으로 유엔군사령부를 통해 북측과 연락을 시도했지만 그의 안위조차 확인하지 못하는 등 의미 있는 소통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례를 통해 군사분계선(MDL)을 넘어간 북한이탈주민들의 북송 명분을 강화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본인의 페이스북으로 "북한의 속셈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내에서 북한군과 유엔사 사이의 사전 합의 없이 MDL 넘는 사람들을 다 불법침입자로 규정짓고 원래 위치로 되돌려 보내는 전례를 만들어 놓으라는 것"이라며 "북한의 입장을 받아들이면 북한 쪽에서 우리 쪽으로 넘어온 사람들도 불법침입자이니 유엔사의 임무는 이들을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단속하는 것으로 마땅히 돌려보내야 한다는 북한의 주장이 거세질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