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인플레·中 디플레 공포…금융시장 불확실성 고조
미국 인플레 우려 재확산...투심 위축
중국발 위기 국내 금융시장 전이 우려
뉴욕증시 3대 지수 일제히 1%대 하락
코스피 -1.76%, 코스닥 2.59% 급락
2024-08-16 이광표 기자
매일일보 = 이광표 기자 | 전 세계 금융시장이 미국과 중국발 우려로 출렁거리고 있다. 미국은 인플레이션, 중국은 디플레이션과 부동산 위기로 투자심리가 위축돼 국내 외 증시가 곤두박질 쳤다.
미국 노동부는 최근 7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년대비 0.8% 올랐다고 발표했다. 최근 유가가 연중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예상과 다른 인플레이션 속도에 추세를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중국에서는 대형 부동산 업체인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이 발행한 회사채 11종의 거래가 중단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비구이위안은 회사채 2종에 대한 이자 2250만달러(약 300억원)을 지급하지 못해 디폴트 위기에 처했다.
16일 코스피는 1.76% 떨어져 2520선으로 주저앉았고 코스닥지수는 2.59% 하락해 880선까지 내줬다. 원·달러 환율은 6.0원 올라 1,336.90원까지 뛰었다.
우리 금융시장뿐 아니라 일본 닛케이225 평균주가와 중국 상하이종합지수 등 아시아 증시가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였다.
앞서 전날(미 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02% 하락한 34,946.39로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도 각각 1.16%, 1.14% 하락했다. 유럽증시의 각국 주요 지수들도 일제히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의 대(對)중국 수출 의존도가 높아 중국 경기 부진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으므로 당분간 국내 주가와 원화가치가 약세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선 외국인이 관망세를 보인 가운데 기관이 팔고 개인이 사들이면서 시장을 이끌었다. 그러나 외국인은 지수선물시장에서 1만 계약 가까이 순매도하면서 시장에 부담을 줬다. 최근 등장한 중국 악재가 시장 참여자들의 투자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 수요가 부진해지면 전 세계 수요가 회복하지 않아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 증시에 부정적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중국 경기가 전 세계 수요 측면에서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어 수요 회복을 지연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부동산 이슈를 바탕으로 하는 경기 둔화 우려가 우리 시장의 발목을 잡는 요인이 될 것"이라며 "반도체나 정보기술(IT), 자동차 등 수출 업종과 철강, 화학 등 산업재 업종들이 다른 산업보다 더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신중호 이베스트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중국의 소비와 경기가 둔화하면서 수출이 줄어들고 외국인도 투자 측면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역대 최대폭인 한미 금리차에다 위안화 약세 요인이 겹칠 경우 원·달러 환율 상승세가 당분간 지속, 우리 금융시장 불안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외국인 자금이 당장 이탈할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두드러지면 우리 시장에서 투자를 줄일 수 있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우리 원화가 지속해 약세를 보여 금융시장에서 외국인 수급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