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안 갈등' 봉합 나선 박광온···"논란 있는 사안, 의견 수렴 과정 있을 것"

16일 민주당 정책의원총회 발언 박광온 "당에 도움 되는 것은 적극 반영해야"

2023-08-16     이태훈 기자
박광온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대의원 제도를 대폭 축소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김은경표 현신안'이 당내 강한 반발에 부딪힌 것과 관련, "일부 논란 있는 사안은 차분하게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혁신안을 둘러싼 당내 계파 갈등이 고조되자 이를 봉합하기 위한 행보에 나선 것이다.

박 원내대표는 16일 국회에서 열린 당 정책의원총회에서 "(혁신위 제안 내용 가운데) 우리 당에 도움이 되는 일들은 적극적으로 반영할 필요가 있다"면서 "혁신위가 제안한 내용 자체를 무용지물로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김은경 혁신위원회는 지난 10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당 조직, 공천 규칙 등을 다룬 3차 혁신안을 발표했다. 이날 발표된 혁신안 주요 내용으로는 전당대회에서 대의원 투표 반영 비율을 삭제하는 등 대의원 제도 대폭 축소 △경선 득표 감산 규칙을 세부화해 현역 의원에 대한 공천 불이익 강화 △전·현직 다선의원들을 향한 불출마를 촉구 등이 있다. 비이재명계(비명계)는 대의원 제도가 축소되면 이재명 대표를 지지하는 강성당원에게 당이 휘둘릴 수 있다며 혁신안 수용을 반대하고 있다. 반면 친이재명계(친명계)는 대의원들이 가진 특권 내려놓아야 한다며 혁신안 수용을 압박하고 나섰다. 총선을 목전에 두고 다시 한 번 계파갈등이 표면화되자 당 안팎에선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이같은 상황을 의식한 듯, 박 원내대표는 이날 의총 모두발언에서 어느 한쪽을 편드는 언행을 삼가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박 원내대표는 "혁신위가 갖고 있었던 문제의식 자체를 우리가 폄하하거나 그럴 필요는 없다고 본다"며 혁신안 자체를 무력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취지로 말했다. 그러면서 "논란이 있는 사안에 대해선 차분하게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에 우리 모두가 서있다는 말씀 드린다"며 "혁신위가 제시한 결과가 잘 매듭지어질 수 있도록 의총에서도 진지하고 건설적인 대안들이 제시되기를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다만 혁신안 발표 직후 계파 간 불만이 공개적으로 터져 나오는 상황에서 갈등이 쉽게 봉합될 진 미지수다. 비명계인 이원욱 의원은 지난 10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혁신안 중 공천룰 개정이 포함된 것을 언급하며 "비명계를 학살하기 위한 술수"라고 비판했고, 친명계인 정청래 의원은 지난 1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혁신안 거부는 '국민과 당원에 집단항명 하는 것'이라며 반대파에 날을 세우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