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집값 띄우기, 해서도 안 되고 하지도 말자
국토교통부는 2021년 2월부터 올해 2월까지 역대 최고가로 신고됐다가 취소된 거래 1086건의 위법여부를 조사한 결과 집값 띄우기 32건 등 부동산 허위거래 관련 위법 의심행위 541건을 적발해 경찰에 최근 통보했다.
1억2000만원인 지방 아파트가 1억5000만원에 실거래신고가 됐다. 부동산 포털을 통해 실거래가를 확인하는 것은 표준화된 아파트의 가격적정성을 확인하는 가장 기본적인 수단으로 국토교통부의 자료인 만큼 믿고 거래를 한다.
1억5000만원에 거래가 되었는데 1억4000만원이면 괜찮은 가격이라고 생각한 매수자는 계약을 했을 것이다. 2001년 당시 집값이 크게 오르면서 불안한 마음에 2030 젊은 세대들이 패닉바잉 하던 시절이었으니 그럴 만도 하다.
이렇게 고가거래를 유도한 후 정작 1억5000만원에 계약하고 신고한 사람은 계약을 취소하고 1억4800만원에 다시 팔았다고 한다.
자기가 집값을 인위적으로 올려 시장을 교란하고 투자수익까지 챙겼다. 문제는 한 채가 아니라 411채나 이런 수법으로 집값 띄우기를 했다고 한다.
국토부가 발표한 집값 띄우기 주요 사례는 다음과 같다.
먼저 법인이 자체 물건을 비싼 값에 직원에게 판 다음 다른 물건을 더 비싸게 매도하고 이후 직원과는 계약을 해제하는 수법이 있다. 그 다음으로는 부모 소유 집을 딸이 최고가에 매수한 것으로 신고하고 6개월 후 위약금 없이 계약 해제하는 경우도 있다.
또 서울이나 경기거주자가 충남 등 지방 아파트를 대구 등 다른 지방의 공인중개사를 통해 8회에 걸쳐 계약, 해제를 반복하는 수법이 있다. 아울러 특정 공인중개사와 허위거래로 지방 아파트 집값을 띄운 후 매도해 25% 차익을 편취하는 사례도 있다.
참 머리도 좋다. 유동성이 풀려서, 저금리와 개발호재가 있어서 공급이 부족 등 여러 이유로 인해 집값은 오를 수 있다. 이것이 시장의 원리다.
하지만 특정 목적을 가지고 시세조작의 시장교란행위를 하는 것은 엄연한 불법이다.
허위 신고의 처벌기준은 현행 3000만원 이하 과태료에서 10월부터 3년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으로 강화된다. 국토부는 이상 거래를 인공지능(AI)로 감지하는 시스템을 개발하기 위한 연구 용역도 진행 중이다.
불법이고 단속이 강화되는 것을 떠나서 인위적인 시세조작은 시장을 교란시켜 선의의 피해자를 양산할 뿐만 아니라 나중에 다시 정상화로 가는 과정에서 깡통전세가 발생하기도 한다. 당장이야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다는 유혹이 달콤해 보이지만 결국 나도 당하고 내 자녀, 내 부모, 내 친구도 돌고 돌아 피해자가 될 수 있다.
합법적이고 건전한 투자는 언제나 환영이지만 불법적이면서 시장을 교란시키는 이런 집값 띄우기는 절대 해서도 안 되고 하지도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