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發 금융위기설에 안전자산 선호 확산

달러만 강세…원화‧엔화‧위안화 모두 약세

2024-08-17     이보라 기자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이보라 기자  |  중국 부동산업체 채무불이행(디폴트) 우려가 국유기업으로 확산되면서 위기설이 불거지는 가운데 안전자산으로 돈이 몰리고 있다.

17일 중국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 비구이위안은 상하이 증시 공시에서 “현재 회사채 상환에 불확실성이 크다”고 밝혔다. 비구이위안은 지난 7일 만기가 돌아온 액면가 10억 달러 채권 2종의 이자 2250만 달러(약 300억원)를 지불하지 못했다. 이어 지난 상반기에 최대 76억달러(약 10조1000억원)의 손실을 냈다고 발표했다. 또한 14일부터는 11종의 역내 채권에 대해 거래를 중단했다. 안전자산 중에서도 달러만 두드러지게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5.1원 오른 1342.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5.6원 오른 1342.5원으로 출발해 장중 줄곧 1340원대를 웃돌았다. 일본 엔화 환율도 오전 중 달러당 146엔으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국 위안화는 역외시장에서 역대 최저치에 근접한 수준이다. 미국 국채금리가 크게 오르면서 달러 가치 상승 압력은 더 높아졌다. 16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2008년 6월 이후 15년 만의 최고치인 4.258%로 마감했다. 미국 국채금리가 급등한 이유는 미국의 신용등급이 강등된 데다 미 재무부가 재정지출을 충당하기 위해 국채 발행을 확대했기 때문이다. 국채 가격과 금리는 반대로 움직이기 때문에 미 국채 수요가 줄어들면서 가격이 떨어졌고 금리는 올랐다. 증권가에서는 미국 국채 수요가 견조해 금리 상방 압력이 약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임제혁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최근 미국 국채 금리 상승세는 대부분 수급적인 요인에서 기인했다”며 “경기 상향 조정과 맞물리며 시장의 수급 민감도가 높아졌으나 미국 국채 시장의 자금 유입 흐름을 고려할 때 발행물량이 소화되기 어려운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신흥국을 중심으로 외환보유고가 재차 늘어나고 있어 외국인의 미국 국채 투자가 다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임 연구원은 “외국인들의 미국 국채 수요는 글로벌 외환보유고와 연관성이 높다”며 “미국의 긴축 기조가 완화되며 달러 강세가 제한적인 흐름을 보인다면 신흥국의 외환 보유고의 회복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한편, 위험자산인 증시는 하락세를 나타냈다. 16일 뉴욕 나스닥지수는 전날 대비 1.15% 하락했다. 17일 열린 한국 코스피, 일본 니케이, 홍콩 항셍지수도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