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관 "공영방송 가장 큰 문제는 노조로부터의 독립"
18일 이동관 방통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언론장악 문건 내용, 정상적이냐' 묻자···"정상이 아닌 것, 무슨 의미냐" 장제원 "민주당, 마지막 발악" 비판에 항의 빗발쳐
2024-08-18 이태훈 기자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는 18일 "공영방송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권력이나 자본으로부터의 독립이 아니라 노조로부터의 독립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러니까 노영방송 소리를 듣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후보자는 이날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김회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 후보자의 주장대로) 공영방송이 공정성을 회복하려면 정치권력과 자본으로부터 독립해야 한다'는 취지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이 후보자는 이날 청문회에서 현재 KBS·MBC 등 공영방송이 편향적 보도를 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이를 교정해 나갈 뜻을 피력했다. 특히 KBS 수신료 분리징수와 관련 "밑 빠진 독에 물을 부을 수 없다"면서 "정파적 보도를 일방적으로 쏟아내는 그런 시스템을 먼저 교정한 후에 필요하다면 지원도 강구할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 후보자는 "수신료 폐지에 대해 80%에 가까운 국민이 동의하는 이유가 무엇이겠느냐"며 "단순히 돈 내기 싫어서가 아니라 이런 방송에 준조세를 내면서 하는 항의의 표시다. (KBS가) 가치 있는 일을 한다면 100% 자발적으로 내리라 생각한다"고 견해를 밝혔다. 그는 "왼쪽으로 기운 방송을 오른쪽으로 기울게 하겠다는 게 아니다"며 "평평한 곳에서 공정하게 (보도)하는 것이 공영방송의 태도"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명박 정부 당시 대통령실 대변인·홍보수석으로 있으면서 국정원의 언론장악 문건 실행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는 이 후보자는 해당 문제로 고민정 민주당 의원과 격론을 벌이기도 했다. 고 의원은 "오전 질의에서부터 헛갈리고 거짓말 같은 답변들이 너무 많다"며 "제가 오전에 언론장악 문건 관련해 물었더니 '저런 문건 본 적이 없다'고 했다. 그런데 윤영찬 의원 질의에서는 '한두 번 가져와서 가져오지 말라고 했고, 그 이후로 못 봤다'고 했다. 결국 보신 것 아니냐"고 쏘아붙였다. 이에 이 후보자는 "문제가 된 문건을 본 일이 없다는 뜻 이었다"며 맞섰다. 고 의원은 이 후보자가 '모니터링 보고서' 수준 이라고 해명한 문건 내용을 거론하며 이 후보자를 압박했다. 고 의원은 "'MBC 조기 정상화를 위한 추진방안' 문서에 보수성향 이사 주도로 (MBC 경영진) '해임 건의안'을 전격 발의, 공개적으로 자진 사퇴를 압박하라는 내용이 있었고, '방송사 가을 프로 개편 계기 편파방송 근절에 박차' 제목의 문건에는 프로그램 폐지와 정규편성 배제 같은 게 있다"며 "(문건 지시대로) 실제로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이것도 기억 안 나시느냐’는 질문에 이 후보자는 "네"라고 답했다. 고 의원이 "모니터링 보고서 수준이라고 말씀 하시는데 제가 보기에는 사찰문건"이라며 "이게 모니터링 보고서가 맞느냐. 적절하고 정상적인 문건이라고 보느냐"고 묻자 이 후보자는 "정상이 아닌 것은 무슨 의미냐"며 "하여간 저는 (해당 문건을) 본 기억도, 지시한 기억도 없다"고 답했다. 한편 이날 상임위에선 장제원 과방위원장(국민의힘)의 민주당 비판 발언으로 항의가 빗발치기도 했다. 장 의원은 "이 후보자는 방통위원장 내정설이 나온 이후에 정치권으로부터 이루 말할 수 없는 '방송 장악 기술자'라는 모욕적인 발언을 듣고 계시다"며 "이렇게까지 후보자를 모욕하고 인격 살인을 해야 하는 건지 도둑이 제 발 저린 건지, 자신들의 기득권을 놓지 않겠다는 마지막 발악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에 민주당 측 간사인 조승래 의원이 "그게 이동관 청문회랑 무슨 관계가 있느냐"며 "질의를 하시라"고 지적했다. 야당 의원들도 "위원장이 (후보자) 검증이 아니라 상임위 위원을 공격하는 것이냐. 뭐 하는 것이냐 이게"라고 강하게 항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