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공사, 수천억원 손실 메우려 요금 인상”
조승수 "잘못된 수요예측으로 기말재고 과다보유 수천억원 손실"
2010-10-08 김경탁 기자
한국가스공사가 작년 기말재고 과다보유로 인해 수천억원의 손실을 초래하고도 조치를 취하기는커녕 이를 사실상 방치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올해 LNG 도입가격이 대폭 하락했음에도 가스공사가 올 6월부터 평균 7.9%의 요금을 인상함으로써 가스공사의 부실경영으로 인한 손실이 결국 국민 부담으로 전가되고 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게됐다. 진보신당 조승수 의원이 가스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원재료 도입현황과 기말 원재료 보유 현황을 분석한 결과, LNG 도입가격이 가장 비쌌던 작년에 가스공사는 예년보다 400만톤 이상 많은 양을 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경제위기로 인한 가스수요 감소로 인해 이렇게 비싸게 주고 산 LNG는 가스공사의 기말 재고 증가로 이어져 작년 연말에 가스공사가 보관한 LNG 물량이 예년의 거의 두배 에 이르게 되었다. 결국 잘못된 수요예측으로 비싸게 도입하고서도 쓰지도 못한 채 저장시설에 고스란히 보관해온 것이다. 작년 하반기의 LNG 평균 도입가격은 톤당 840달러였던 것에 비해 올해 상반기에는 톤당 489달러로 대폭 하락한 것을 감안하면, 가스공사가 보다 정확한 수요예측으로 작년 LNG 도입물량을 적절히 조절했더라면 수 천억원의 손실을 막을 수 있었던 것이다. 이같은 기말재고 과다 보유에 따른 경영손실 추정액은 ▲경기변동을 고려해 2008년 기말 재고량을 예년의 최소수준으로 유지했을 경우에는 9,013억 (작년 하반기와 올 상반기 톤당 가격 차이351달러* 과다 보유량 1,960,226톤*08년 기말 환율 1,310원) 손실 ▲2001~07년의 평균기말재고량 1,703,458톤만큼 08년 기말재고로 유지했을 경우에는 6,789억원 (351달러*1,476,552톤*1,310원) 손실 ▲가장 보수적으로 계산했을 경우에도 2,922억원 (351달러*635,554톤*1,310원) 손실이 난 것으로 계산됐다. 더욱이 문제는 가스공사가 경기변동에 따라 도입물량을 적절히 조절할 수 있는 수단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가스공사는 작년 9월 15일 리먼 브라더스 파산 사태 이후에만 25만톤을 현물시장에서 새로 도입하는 계약에 서명했고, 중장기 계약에 의해 도입하는 물량에 대해서도 구매자가 시장상황 등에 따라 예정된 구입물량 중 일정비율을 적게 도입할 수 있는 감량권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감량권을 전혀 행사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부실경영, 무책임경영이라는 비난을 면키 어려운 것으로 드러났다. 조승수 의원은 “가스공사의 계약내용에 따르면 감량권을 행사할 수 있는 범위가 139,9만톤과 1카고인데, 가스공사가 경기변동에 대응해 적절하게 감량권만 행사했어도 기말 재고 급증에 따른 손실의 상당부분은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 의원은 또한 “도입가격이 급격히 하락한 올해 이후에 감량권을 14회 사용한 것은 전형적인 뒷북치기”라고 지적했다. 결과적으로 조승수 의원은 “가스공사의 미흡한 경기변동 대응능력과 수요예측 능력 부재가 수천억원의 손실을 초래한 1차적인 원인이며, 현물구매나 감량권 등 수용예측에 대응할 수 있는 기본적인 시스템이 있음에도 이를 전혀 활용하지 않은 것은 부실경영, 무책임경영의 표본”이라고 비판했다. 더욱 문제는 가스공사가 작년 대규모 손실을 손실이 아닌 미수금(자산)으로 처리했으며, 단계적인 요금 현실화를 통해 작년의 손실을 만회할 계획이라는 점이다. 이미 올 6월27일부터 평균 7.9% 인상된 공급가격을 적용하기 시작했으며, 이를 통해 연말까지 4천억원의 미수금이 회수될 것으로 보인다. 조승수 의원은 “가스공사의 잘못된 수요예측 결과와 무책임경영이 가스요금 인상을 통해 고스란히 국민들의 추가 부담으로 전가되고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