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한미일 정상회담 성과 놓고 대립…"외교 대전환" vs "국익 도움 되나"
與 "역사의 새로운 장…안보·경제·외교 등 협력 체계 구축" 野 "日과 군사동맹 왜 필요하나…오염수 발언 등 귀를 의심"
2023-08-20 염재인 기자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여야가 한미일 정상회의 결과를 놓고 상반된 입장을 보이며 강하게 대립하고 있다. 여당은 이번 정상회의에 대해 안보·경제·외교 등에서 공고한 협력 체계 구축했다고 호평한 반면, 야당은 기존 한미 동맹에 일본을 포함한 3국 협력체가 실익이 없다며 혹평했다. 아울러 야당은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와 강제징용 피해자 문제 등에 대한 정부의 미흡한 대응을 강하게 비판했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는 지난 18일(현지시간) 열린 한미일 정상회의 성과를 놓고 엇갈린 평가를 내놨다. 강민국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지난 19일 논평을 통해 "한미일 3국 정상은 첫 단독 정상회의를 가지며 역사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며 "이번 회의는 그동안 지켜온 공동 가치와 규범 그리고 현재 시급한 실질적 대처 방안과 함께 앞으로의 공동 비전까지 모두 녹여낸 외교 성과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군사안보에서부터 경제, 첨단기술과 국제 외교에 이르기까지 어느 하나도 빠짐이 없도록 촘촘하고 공고한 협력체계를 구축했다고 평가한다"며 "무엇보다 한미일 공동 이익과 안보에 영향을 미치는 모든 위협에 대해 정보 공유와 공동 대응을 하기로 한 점은 3국의 국가 안위가 서로 떼려야 뗄 수 없다는 점에 공감한 결과물"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여당은 이번 3국 정상 간 만남이 명분과 실리를 모두 잡았다고 자평했다. 강 대변인은 "향후 연 1회 이상 정상회의를 개최하기로 하고, 각급 장관의 정례적 회동을 약속한 점, 한미일 3국 재무장관회의 신설 등과 함께 북한 인권 개선, 정보조작 및 가짜뉴스에 공동 대응하며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수호하기로 한 대목에서는 명분과 실리를 모두 잡으며 이번 회의 가치를 극대화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3국 협력의 제도적 기반과 추진 의지를 확고히 하는 역사적인 날로 기록될 것'이라는 윤 대통령 말처럼 숨 가쁘게 달려온 외교 노력이 오늘 새로운 대전환이라는 정점을 찍은 날로 기억될 것"이라며 "국민의힘은 그 어느 때보다 성과로 꽉 찬 회의 결과물이 국익과 직결될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전했다. 반면 야당은 한미 동맹을 넘어 사실상 한미일 군사동맹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같은 날 브리핑에서 "이번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3국 정상은 '3자 협의에 대한 공약'을 채택했다. 이는 사실상 '준군사동맹'의 수준으로 일본을 포함한 3국 안보 공동체를 만든다는 것"이라며 "멀쩡한 한미 동맹을 놔두고 일본과 준군사동맹을 맺는 것이 국익에 어떠한 도움이 되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일본을 끌어들여 안보 공동체를 만들어야 할 정도로 한반도 위기가 긴박하다면 사전에 국민에게 소상히 설명하고 동의를 구해야 하는 것이 순서 아닌가"라며 "일본과 준군사동맹이 대한민국 국익에 어떤 도움이 되는지 명확하게 설명하라"라 촉구했다. 야당은 미국과 일본의 이익에 기반한 이번 회담 결과가 우리나라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을 지적했다. 권 대변인은 "안보 공동체 참여로 국민 부담이 늘고, 심지어 일본 위기 발생 시 우리나라 군사력을 동원해야 하는 등 우리 군의 '전략적 자율성'이 훼손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며 "한국과 미국, 일본의 국익 구조는 다르다. 그런데도 이번 3자 협의에 대한 공약은 미국의 국익을 우리 것처럼 일치시켰다. 윤 대통령은 이번 협의 의무로 어떤 이익을 챙겼는지 국민께 밝혀라"라고 요구했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와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문제와 관련해서는 "윤 대통령은 회담 과정에서 기시다 일본 총리에게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반대' 입장을 밝히지 못하면서도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문제에 대해서는 '앞으로 저희가 더욱 노력해야 할 문제'라고 말해 귀를 의심케 했다"며 "(이런 점을 고려할 때) 앞으로 우리 정부가 일본의 군사적 어려움에도 얼마나 적극적으로 나서려는 것인지 심히 우려스럽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