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4대 그룹, 협력사 안전 지원으로 상생 추구
삼성전자, 위험성 평가 전문가 양성…심화 교육도 진행 현대차그룹, 공익 법인 설립…6개사, 매년 운영비 지원
2024-08-22 박규빈 기자
매일일보 = 박규빈 기자 | 정부가 중대 재해에 관한 행정의 방점을 처벌 아닌 사고 예방에 두겠다는 방침을 밝힘에 따라 대기업들이 협력사들의 현장 안전을 지원하는 움직임이 보인다.
정부는 위험성 평가와 재발 방지 대책 수립·시행 위반 등 핵심 사항 위주로 처벌 요건을 명확히 하되 상습·반복이나 다수 사망 사고 등에 대해서는 형사 처벌을 확실한다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와 동시에 경제적 제재·기업에 벌금형 부과 등 선진국 사례를 참조해 규제 방식을 개선해 체계를 정비한다는 복안도 마련했다. 위험성 평가를 충실히 수행한 기업은 자체 노력 사항을 수사 자료에 적시해 검찰·법원의 구형·양형 판단 시 고려되도록 하고, 동종·유사 업종 등 사고 발생 가능성이 높은 사업장에 대한 기획 감독을 시행해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이행 의무 점검을 위해 산재 미보고나 은폐 관련 기획 감독도 실시할 예정이다. 내년 1월 27일부터는 5~49 규모의 소형 사업장에도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이 이뤄진다. 한편 50인 미만 중소기업들 중 40.8%는 중대재해법을 준수할 수 없다고 강변하고 있다. 의무 이해에 대한 어려움과 전문 인력·예산·준비 기간 부족을 이유로 들었다는 것이 중소기업중앙회의 설명이다. 이에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은 중소 협력사들의 중대재해법 대응 능력 제고 등 지원에 나섰다. 삼성전자 반도체를 담당하는 DS부문은 위험 요소를 사전에 파악하는 평가 역량을 높이기 위해 '위험성 평가 전문가 양성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2020년에는 위험성 평가 전문가 1425명을 양성했고, 우수 교육 수료자 547명을 대상으로 복합 유해 위험 요인 발굴을 위한 심화 교육도 진행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당사는 '안전하지 않으면 작업하지 않는 문화'를 전파함과 동시에 첫 번째 경영 원칙으로 '환경 안전'을 꼽는다"며 "임직원과 협력 회사 모두 능동적으로 자신과 동료, 나아가 우리의 미래를 지킬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 활동을 계속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SK그룹은 안전 보건 환경(SHE)을 지속가능경영 필수 요소로 선정했다. 'SHE'는 Safety, Health, Environment'의 약자다. SK그룹은 SHE 경영에 필요한 산업 안전·환경·법규 관리 등 13개의 운영 요소를 회사의 사규에 반영하고, 사고 예방 활동과 자체 감사 등 SHE 경영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협력사의 SHE 분야 관리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SHE컨설팅을 진행한다. 이는 외부 전문기관과 함께 협력사의 SHE 분야를 점검하고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는 사회적 가치 프로그램이다. 사업장 점검과 협력사 SHE 담당자 교육을 통해 안전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고, 질병 유발 요소와 환경오염 요소를 줄이는 것이 목적이다. 협력사별 작업 형태에 따라 물리 치료 등 맞춤형 산업 보건 지원을 제공하는 '산업 보건 관리 프로그램'도 제공한다. 현대자동차그룹은 공익 법인 '산업안전상생재단'을 설립했다. 자동차부품제조업·철강업·건설업 등 국내 중소기업의 안전 관리 역량 강화를 지원하기 위해서다. 중소 규모 사업장의 경우 경영 여건상 안전 관련 투자가 쉽지 않고, 자체적인 안전 관리 체계 구축과 관리 역량 확보가 어렵다. 이 같은 점을 반영해 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현대제철·현대건설·현대엔지니어링 등 그룹 6개사는 재단 설립 출연금 20억원과 매년 운영비 50억원을 출자한다. 현대차그룹은 △안전 보건 관리 체계 구축·이행 의무 지원 △안전 관리 컨설팅 △위험 공정 발굴·설비 안전 진단 △개선 대책 도출 △안전 전문 인력 양성 교육·선진 업체 벤치마킹 지원 △안전 최신 동향·정보 제공 △우수 사례 세미나·포럼 개최 △스마트 안전 기술 도입 지원 △우수 중소기업·안전 관리 개선 기여자 포상 △사업장 안전 투자금 대출 시 신용 보험료 지원 △중대 재해 사망 근로자 유가족 장학 사업 등을 실시한다. RBA(Responsible Business Alliance) 회원사인 LG전자는 화재 안전 현장 컨설팅과 자체 예방 활동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LG그룹 최초로 협력사 화재 안전 관리 시스템을 2018년에 구축했다. 이에 따라 현장 점검과 개선 컨설팅을 반기 1회 실시하고, 부적합 개선 과제는 지원 활동과 모니터링을 통해 관리한다. 협력사 중대 재해 예방을 위한 로봇 안전 특별 점검을 진행하고, 안전 관리 매뉴얼과 우수 사례 전파 활동, 화학 물질 사용 모니터링 등의 이슈 예방 활동도 병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