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넘어 산' 이재명…檢 추가 소환 전망에 계파 갈등까지
'백현동 의혹' 이어 '대북송금·정자동' 줄줄이 소환 예고 '9월 구속영장설' 나오며 당내 혼란…계파 갈등 고조 구속 후 '플랜B' 이야기까지 나와, 비대위설 '솔솔'
2024-08-20 문장원 기자
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으로 검찰 조사를 받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쌍방울 대북 송금 의혹'과 '정자동 호텔 특혜 의혹' 등으로 검찰 소환 가능성이 커지면서 '사법 리스크'로 인한 당내 혼란도 가중되고 있다. 여기에 '9월 구속영장설'까지 제기되면서 내년 총선을 앞두고 계파 간 전운도 짙어지고 있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지난 18일 '백현동 의혹'으로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한 이 대표는 13시간 반 동안 수사를 받고 귀가했다. 이 대표는 검찰 출석에 앞서 "소환조사, 10번 아니라 100번이라도 당당하게 받겠다"며 "구속영장을 청구하겠다면 제 발로 출석해서 심사받겠다. 저를 보호하기 위한 국회는 열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검찰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으로 재임하던 지난 2015년 백현동 옛 한국식품연구원 부지에 아파트를 짓는 과정에서 성남시가 사업 관련 인허가를 해결해 주고 성남도시개발공사를 사업에서 배제하는 방식으로 민간업자에게 특혜를 줬다고 보고 있다. 이 대표는 조사 후 기자들과 만나 "객관적 사실에 의하면 전혀 문제 될 수 없는 사안"이라며 "목표를 정해 놓고 사실과 사건을 꿰맞춰 간다는 생각을 버릴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에 용도 변경을 조건으로 땅을 팔았으면서 용도 변경 전 가격으로 계약한 식품연구원이나 이를 승인한 국토부가 진짜 배임죄라고 말했다"고 반박했다. 법조계에서는 검찰이 '쌍방울 대북 송금 의혹'과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을 묶어 조만간 이 대표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민주당 내에서는 검찰이 9월 정기국회 회기 중에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전망한다. 문제는 이 대표가 검찰 포토라인에 서는 모습을 앞으로도 몇 차례 더 볼 수 있다는 점이다. 검찰은 '백현동 의혹'과는 별도로 현재 '쌍방울 대북 송금 의혹'과 '정자동 호텔 특혜 의혹'을 동시에 들여다보고 있다. 이 가운데 대북 송금 의혹으로 이 대표의 검찰 소환이 임박했다는 게 중론이다. 대북 송금 의혹은 김성태 쌍방울 전 회장이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요청을 받고 경기도의 스마트팜 사업비 500만 달러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방북 비용 300만 달러 등 800만 달러를 북한에 대납했다는 내용이다. 사건을 수사 중인 수원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김영남)는 최근 정진상 전 민주당 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전 경기도 정책실장)과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전 경기도 대변인)을 조사했다. 진술 번복 논란이 있었지만 이 전 부지사도 최근 검찰에 대북송금 의혹에 대해 '이 대표에게 보고했다'는 취지로 말했다. 정자동 호텔 개발사업 특혜 의혹은 검찰이 최근 관련 압수수색 과정에서 이 대표를 피의자로 입건하면서 알려졌다. 지난달에는 시행사 전 대표도 불러 조사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대표의 검찰 소환 조사가 줄줄이 예고되는 상황은 당을 더욱 혼란스럽게 할 수밖에 없다. 이 대표가 지난 18일 검찰 출석 과정에서 "1원 한 푼 사익을 취한 것이 없고, 한 점 부끄러움도 없다"고 자신만만해하고 있지만, 내년 총선을 앞두고 위기감은 커지는 분위기다. 당장 9월로 예상되는 체포동의안 표결을 놓고 계파 간 신경전이 시작됐다. 비이재명계는 이 대표 본인이 명확히 체포동의안 가결 요청을 해서 당과 의원들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고 입장이지만, 친이재명계는 이 대표가 불체포특권 포기를 선언한 만큼 가결 요청 없이 자유 투표를 하자고 맞서고 있다. 이 대표의 구속을 가정한 '플랜B'가 언급된 점도 의미심장한 대목이다. 친명계인 박찬대 최고위원은 지난 17일 MBC라디오에서 "만에 하나 영장이 발부된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하는 '플랜B'에 대한 고민도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고민은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당내 분위기를 전했다. 벌써 비명계를 중심으로 이 대표 유고 시 비대위 체제로 전환될 경우 당을 수습할 인물의 구체적인 이름도 거론되고 있다. 지난 16일 의원총회에서 비명계의 설훈 의원이 '이재명 사퇴론'을 강조한 것도 같은 우려의 연장선에서 이해된다.아울러 이낙연 전 대표가 '민주당이 길을 잃었다', '제2의 DJ(김대중)가 필요하다'며 연일 포스트 이재명 체제를 염두에 둔 발언을 하는 것도 마찬가지라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