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정부, 수출 영업사원 전진 배치…新시장 뚫는다

대중국 수출, 尹 집권 이후 지속 감소세…‘중국 리스크’ 완화 목표 신냉전 구도 고려 시 수출국 다변화 불가피…“중국 시장 꾸준한 관심 필요”

2024-08-21     김원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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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 김원빈 기자  |  정부가 ‘영업사원’을 자처하며 교역국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윤석열 정부는 임기 초부터 무역 리스크 완화와 다양한 수출 활로를 확보하기 위해 수출국 다변화에 힘쓰고 있다. 중국 등 소수 국가에 편중된 한국 경제의 고질적인 수출 구조에 변화를 준다는 게 이번 정부의 입장이다. 그간 한국의 대중국 수출 의존도는 꾸준히 구조적 문제로 제기돼 왔다. 지난 2005년 이후 한국 수출에 있어 중국이 차지하는 비율은 꾸준히 20% 이상을 상회했기 때문이다. 중국은 광대한 내수시장을 갖고 있어 한국 기업의 수출 잠재력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중국은 체제적 특성상 안정적인 사업 전개가 어렵다는 위험성이 상존해왔다. 대북문제 등 정치·외교적 문제가 발발할 경우, 언제든 한국 기업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가능성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일례로 중국은 한국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 도입에 대한 보복 조치를 단행, 중국 유통사업에서 철수할 수밖에 없었던 롯데 등 국내 기업에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 이같은 ‘중국 리스크’와 함께 심화하고 있는 ‘신냉전 구도’도 이번 정부가 수출국 다변화를 추진하는 주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국가들은 세계 무역 시장에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본격적인 행보에 돌입했다. 특히, 반도체 등 첨단 산업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하고자 하는 ‘디리스킹(de-risking)’ 기조가 가속하고 있다. 이에 윤 대통령은 올해 1월 스위스 다보스포럼을 계기로 열린 글로벌 CEO 오찬에서 “전 세계에서 다양한 사업을 하고 계시는 우리 글로벌 기업인 여러분들을 제가 뵙고 점심이라도 한 번 모시는 것이 대한민국 영업사원으로서 도의라고 생각한다”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대한민국의 첫 번째 영업사원을 자처하는 윤 대통령의 기조에 따라, 정부 각 부처의 움직임도 바빠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4월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공급망안정 종합지원 시범사업’을 공고한 바 있다. 중소·중견 소부장 기업의 수입처 다변화 및 글로벌 공급망 컨설팅을 지원하겠다는 게 주된 골자다. 2018년 일본의 ‘한국 화이트리스트 배제’를 계기로 촉발된 소부장 분야 수입 리스크를 수출국 다변화와 함께 해결하겠다는 의지가 깔렸다. 중소벤처기업부도 중소기업과 벤처·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과 수출 판로 다변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특히 이영 중기부 장관은 사우디 당국과 협의를 주도하며 사우디 리야드 프론트에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개소를 이끌어내는 등 관련 행보에 적극적이다. 정책적 차원에서도 수출국 다변화 행보가 지속 중이다. 지난달 참여기업 최종 선정을 마친 ‘2차 수출바우처’ 사업의 경우, 수출국 다변화 기업을 우대한 결과 선정기업의 평균 수출국은 10개로 증가했다. 식약처도 ‘K-뷰티’가 잇따라 호성적을 내놓는 추세에 따라 수출 장려 및 수출국 다변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식약처는 수출시장을 다변화하기 위해 국가별 화장품 인허가 절차, 규제정보 제공을 강화하고 화장품 규제 체계의 글로벌 표준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업계, 관계기관과 협의체를 구성해 화장품 색소 기준 규제혁신 과제를 추진하고 국산 화장품 수출도 적극 지원한다. 주요 경제단체 관계자는 “세계 정세와 분리할 수 없는 한국 수출 구조의 특성상, 현시점에서 수출국 다변화는 불가피한 것으로 보인다”라면서 “수출국 다변화를 추진하는 한편, 기존 확보하고 있던 중국 시장을 잃지 않도록 각별한 관심을 쏟을 필요가 있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