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귀국 직후 후쿠시마 시찰…빨라지는 '日 오염수 방류' 움직임

한미일 정상회의 끝나자마자 원전 시설 점검 21일에는 어민 단체장 면담해 정부 대책 설득 22일 각료회의서 방류 개시 시기 결정 가능성

2024-08-21     염재인 기자
기시다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한미일 정상회의를 마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귀국하자마자 원전 오염수 방류를 위한 잰걸음을 보이고 있다. 일본의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찾아 관련 시설을 점검한 데 이어, 어민 단체장과 만나 정부 대책에 대해 이해를 구할 계획이다. 22일 각료회의에서 방류 시작 시점을 결정할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일각에서는 이달 중 방류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교도통신·NHK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21일 오후 전국어업협동조합연합회(전어련) 사카모토 마사노부 회장을 만나 정부 대책을 설명하고 설득에 나설 계획이다. 일본 정부는 이미 풍평(소문) 피해 대책 지원용으로 300억엔(약 2800억원), 어업 지원용으로 500억엔(약 4600억원)의 기금을 각각 마련해놓은 상태다.  현재 사카모토 회장을 비롯한 어민단체들은 일본 정부의 오염수 방류가 부를 주변국 수입 금지 조치 등 어민 피해를 우려하며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앞서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2015년 어민단체에 오염수는 관계자의 이해 없이는 처분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담긴 문서를 전달한 바 있다. 때문에 일본 정부는 이들 양해가 없이 방류할 경우 약속 위반 논란이 불거질 수 있는 것을 우려, 방류 계획이 국제적인 안전 기준에 부합한다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최종 보고서를 토대로 어민에 대한 설득 작업을 벌여왔다. 전어련은 지난 6월 "반대한다는 입장은 변하지 않았다"는 특별 결의를 채택하기도 했다.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일본 정부는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를 밀어붙이는 분위기다. 기시다 총리는 미국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의를 마치고 지난 19일 귀국한 다음 날인 20일 후쿠시마 원전을 찾아 오염수를 정화하는 다핵종제거설비(ALPS)를 비롯한 방류 설비를 시찰했다. NHK방송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가 오염수 방류 설비를 살펴보는 것은 처음이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원전에서 기자들과 만나 방류 개시 시점에 대해 "안전성 확보와 소문 (관련) 대책의 대응 상황을 정부 전체가 확인해 판단할 것"이라며 "구체적인 시기를 말하는 것은 삼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앞서 그는 지난 18일(현지시간) 한미일 정상회의 이후 기자단 질문을 받고 "폐로(원자로 폐쇄)를 착실히 추진하고 후쿠시마 부흥을 진행해 가려면 미룰 수 없는 과제"라며 "정부로서 판단해야 할 최종 단계에 이르렀다"고 말한 바 있다. 후쿠시마 원전 방문 계획도 이때 알려졌다. 일부 보도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22일 관계 각료회의를 열고 원전 오염수 방류 개시 시기를 정할 것으로 보인다. 방류 시기에 대해서는 다음 달 초 후쿠시마현 앞바다에서 저인망 어업이 재개되는 만큼 이달 중 방류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한편 일본 언론은 윤석열 대통령이 한·미·일 정상회의 뒤 3국 정상 공동 기자회견에서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 "국제적으로 공신력 있는 IAEA의 점검 결과를 신뢰하고 있다"고 발언한 대목을 집중 부각하고 있다. 특히 한일 정상회담에서 오염수 방류 문제가 의제에 오르지 않은 배경에 대해 "한국에서는 처리수(오염수의 일본식 표현) 방류에 대한 반대 여론이 강하다"며 "기시다 총리가 배려한다는 측면에서 윤 대통령과 개별 회담 중에 처리수를 화제로 올리지 않았다"고 요미우리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