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韓日기업 협력 가속화… 대외관계 불안감 해소해야
한일경제인 회의 등 민간 교류도 활발 리스크 상주하는 만큼 정책적 논의 必
매일일보 = 김혜나 기자 | 한국과 일본 기업 간 협력이 가속화되고 있다. 무엇보다 잔존하는 대외관계 불안감을 해소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5월부터 7월까지 한일 경제인 회의가 5회 이상 개최, 양국 간 경제 교류 및 협력 활성화가 현실화하고 있다. 이는 대기업에 국한되지 않는 모양새다. 특히 일본산 소부장 의존도가 높은 중소기업계도 기대감이 큰 상황이다. 다만 한일 관계의 특수성을 고려하면, 외교 리스크에도 기업 교류는 중단되지 않도록 보장할 제도적 장치가 필요한 실정이다.
외교 리스크로 인한 일본 정부의 규제 사례는 최근에도 발생한 바 있다. 한국 대법원은 2018년 강제징용 배상 소송 일본 피고 기업에 대해 강제징용 피해자에게 배상하라고 확정판결했다. 일본은 이에 반발해 2019년 7월 반도체 소재 품목 수출 규제를 시작으로, 다음 달에는 한국을 수출무역관리령 별표 제3의 국가(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며 본격적으로 압력을 넣었다.
이를 기점으로 촉발된 양국 간 수출규제 갈등은 지속돼왔다. 일부 반도체 업체들은 일본의 규제로 인해 원료 수급에 차질을 겪기도 했다. 갈등은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잇따라 정상회담을 열고 양국 관계 개선을 모색하면서 해소되기 시작했다. 한국은 지난 4월 일본을 화이트리스트에 복원했고, 일본은 지난 3월 반도체 품목 수출규제를 철회했다. 이어 지난달 27일 일본 정부는 각의에서 한국을 화이트리스트로 추가하기 위한 ‘수출무역관리령 일부를 개정하는 정령안’을 결정했다.
화이트리스트 복원 이후 한일 양국 간 경제교류는 활발해졌다. 기시다 총리는 최근 미국 워싱턴 인근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의서 “한국은 협력해야 할 중요한 이웃나라”라고 언급했다. 실제로 양국 간 재무·국방장관 회담이 개최됐고 민간 분야의 경제교류도 활력을 얻었다.
다만 양국 간의 관계 악화로 인한 리스크는 여전하다. 과거사와 더불어, 최근 불거진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사태는 이같은 논란에 불을 지피는 모양새다. 2019년 화이트 리스트 제외 사태와 비슷한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에서 안전하지 않은 상황이다. 일각에선 한미일 정상회의로 인한 북한과 중국, 러시아의 반발도 우려하고 있다.
중소기업계 관계자는 “한국과 일본은 과거사로 인한 대립 구도가 오래 지속돼온 만큼, 경제교류 이후에도 리스크는 항상 상주해왔고 그 여파도 크다고 판단된다”며 “최근 양국 간 협력이 가속화되는 것은 경제 발전 등 미래 지향적인 관점에서는 긍정적이지만 리스크가 잔존하는 만큼 화이트 리스트 제외 사태 등 산업계에 치명적인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정책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