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뱅 ‘대환대출’ 창구로 각광…부실 우려도 ‘쑥’

대환비중 카카오뱅크 59.8%, 케이뱅크 50% 업계 “인뱅 성장 결과일 뿐…부실에 집중할 때“

2023-08-21     김경렬 기자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김경렬 기자  |  가계대출 증가세를 이끈 게 인터넷전문은행(이하 인뱅)의 주담대라는 말들이 나오면서 인뱅을 향한 금융당국의 시선이 매서워지고 있다. 집 값이 떨어지면, 기존 주택담보대출 대환이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가계 부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인뱅의 대출 증가세를 문제 삼기보다 은행의 부실대출에 집중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주담대는 만기가 길어 부실 우려와 거리가 있다. 특히 인뱅 주담대는 대환대출 비중이 50%를 넘어서고 있다. 인뱅이 은행 물량을 빨아들이면 은행의 주담대 총량은 줄어들고, 연체율은 상승하게 된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연체율은 평균 0.29%를 기록했다. 전월(0.33%) 대비 소폭 하락했지만 작년 6월 말 연체율(0.17%) 대비 0.12% 높은 수준이다. 1년 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셈이다. 연체율은 다음달 코로나19 피해 자영업자에 대한 원리금 만기연장·상환유예 조치가 종료되는 만큼 하반기에 더 오를 수 있다. 설상가상으로 세계 금리의 기준점인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4%대를 넘어섰다. 우리나라 국채가 상승 압박을 받으면 대출 금리가 오르고 다시 빚으로 허덕이는 가계가 많아지게 된다. 은행은 인뱅의 시장 진입으로도 압박받고 있다. 인뱅으로 고객이 몰리면, 은행의 대출 영업에 타격이 생기고, 부실 비중은 늘어날 수 있다. 이에 금융당국은 오는 24일 인뱅을 시작으로 은행권의 주담대 취급 실태를 들여다보기 위한 현장 점검에 나선다. 차주 소득심사, 연체위험 관리 등을 중점적으로 따져보겠다는 계획이다. 인뱅이 주요 타깃에 오른 이유는 ‘청년전월세보증금을 활용한 대출금 사기 사건’ 때문으로 보인다. 다만 업계에서는 “인뱅은 신규 취급한 물량 중, 은행 대환 비중이 50%를 넘어선다. 가계대출 증가세의 주요 원인이라고 봐서는 안된다”며 “갈수록 높아지는 은행권 연체율에 집중해야한다”는 말들이 나온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주담대 상품이 차주들의 전폭적인 관심을 받았다. 주담대 취급 잔액은 작년 말 7940억원에서 올해 2분기 말 3조5290억원을 껑충 뛰었다. 이중 대환 물량 비중은 60%에 육박한다. 특히 최근 3개 분기 동안 대환 비중은 비약적으로 늘었다. 작년 4분기에는 29.6%, 올해 1분기에는 40.5%, 2분기 59.8%를 기록했다. 대환 실행금액은 올해 2분기 급증했다. 대환 실행금액은 올해 1분기 5818억원에서 2분기 2조1117억원으로, 석 달 새 1조5000억원 가량이 불었다. 신규 취급한 주담대 대출 물량이 대부분 대환대출이라는 얘기다. 카뱅은 대환대출을 통해 차주들의 연간 이자부담을 약 252억원 줄였다고 관측했다. 카뱅 관계자는 “자사 주택담보대출 대환대출을 통해 연 이자를 최대 1600만원 아낀 고객도 있었다”며 “기존 연 6.1%의 금리를 적용받던 해당 고객은 카카오뱅크 대환을 통해 이자율을 연 3.71%로 낮췄다”고 설명했다. 케이뱅크 역시 올 상반기 취급한 대환대출은 아파트담보대출(1조4000억원) 중 절반 이상(7000억원) 비중을 차지한다. 케이뱅크의 주담대 잔액은 3조7000억원(아파트담보대출 2조4000억원, 전세대출 1조3000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