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전경련 재가입' 이사회 현안보고…4대그룹 복귀 수순 밟나
삼성전자, 6년 만에 전경련 복귀 논의 4대그룹 복귀 명분 미흡하다는 지적도
2023-08-21 김명현 기자
매일일보 = 김명현 기자 | 삼성전자가 이사회를 열고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 재가입을 논의했다. 이로써 삼성을 비롯한 4대 그룹이 전경련 재가입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진단이 나온다. 다만 일각서는 전경련 복귀 명분이 미흡하다는 지적 영향으로 일부 계열사 이탈 및 회장단 불참 등 실질적 복귀와는 다소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18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전경련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 회원자격 여부에 대한 현안 보고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삼성 준법감시위원위(준감위)는 두 차례 회의 끝에 "(삼성이) 가입할 경우 전경련의 정경유착 행위가 지속한다면 즉시 탈퇴할 것을 비롯해 운영과 회계의 투명성 확보 방안 등에 대해 철저한 검토를 거친 뒤 전경련 복귀 여부를 결정할 것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앞서 전경련은 삼성을 포함한 SK·현대차·LG 등 4대 그룹에 재가입을 요청해 왔다. 4대 그룹은 지난 2017년 전경련을 탈퇴했지만 한경연 회원자격은 유지하고 있다. 전경련은 오는 22일 임시총회를 열고 한경연을 흡수·통합, 기관명을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로 변경할 예정이다. 삼성을 비롯한 4대 그룹은 정경유착 우려에 따른 비난 여론을 의식한 듯 한경연 회원자격 승계 논의 자체가 '전경련 복귀'와 동일시되는 데 상당한 부담을 느끼는 모양새다. 명시적인 거부 의사를 밝히지 않아 종전의 한경연 회원 자격이 한경협으로 자동 승계되더라도 회비 납부와 회장단 참여 등 실질적인 복귀와는 결이 다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삼성 계열사 5곳 중 일부 계열사는 한경협에 합류하지 않을 가능성 역시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삼성 준감위가 정경유착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지만 사실상 조건부 복귀를 승인하는 뉘앙스를 풍기면서 4대 그룹의 재가입에 물꼬를 터준 게 아니냐는 비판을 제기한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도 성명에서 "정경유착을 근절해야 할 준감위가 전경련에 손을 들어줬다"며 "이번 결정으로 그 존재 목적을 상실했다"고 했다. 한편 오일선 CXO연구소 소장은 "준감위가 정경유착이 발생했을 때 즉각 탈퇴해야 한다고 한 것은 여전히 위험 요인이 존재한다고 보고 있는 것"이라며 "현재 기준으로 (전경련의 혁신안이) 만족스럽지 않지만 전경련이라는 네트워크를 통해 목소리를 대변하고 규제 철폐 등을 요구할 수 있는 스피커 같은 존재가 필요하기 때문에 (사실상의 조건부 승인) 결정이 내려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