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중국부동산위기가 미치는 영향은?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 | 중국 2위 부동산 개발업체였던 헝다가 미국 뉴욕 맨해튼 연방 파산법원에 파산보호법 15조(챕터15)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부채 구조조정 과정에서 역외 자산의 압류를 막고, 법적 분쟁에 휘말리지 않기 위한 조치라고 하는데 중국 내 채무를 구조조정 하면서 해외채무는 탕감받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헝다는 앞서 2021년 12월 227억달러(한화 30조원) 규모의 달러 채권을 갚지 못해 디폴트에 빠졌는데 헝다의 총부채규모는 중국 GDP 2%에 달하는 347조원에 달한다. 2021-2022년 누적 손실액은 107조원에 이르고 주식거래는 작년 3월 정지되었다.
헝다만 문제면 걱정도 하지 않는다. 중국 1위 부동산개발업체인 비구이위안이 지난 7일 달러채권 2건에 대한 이자 2250만달러(296억원)을 갚지 못했다. 30일간 유예기간에도 채무의무를 다하지 못하면 디폴트에 빠지게 된다.
2017년 헝다를 제치고 매출 1위로 올라선 비구이위안은 중국내 직접고용 인원만 20만명에 달하며 2022년 말 기준 순자산은 57조8000억원, 총 지분매각 가능자원은 221조7000억원이나 되는 업체인데도 디폴트 위기에 빠졌다.
올해 상반기 순손실이 10조원에 달하고 연말까지 갚아야 할 이자만 7조5776억원이며 총 부채는 255조원나 되어 매각가능자원 다 매각해도 부채상환이 어렵다.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비구이위안의 신용등급을 B1에서 Caa1으로 3단계 내렸다.
중국정부는 ‘집은 거주하는 곳이지 투기대상이 아니다’라는 시진핑 국가주석의 이념에 맞춰서 최근 수년간 강력한 부동산 규제정책을 펼쳐왔는데 그 부작용으로 부동산시장이 침체되면서 줄줄이 디폴트로 가는 상황이다. 중국부동산시장침체로 신뢰위기가 발생하면서 우량 기업들까지 자금난에 몰릴 가능성이 크다.
코로나19 봉쇄가 풀리면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는 사라졌고 부동산정책도 부양으로 돌아섰지만 약발이 잘 먹히지 않고 있다. 언제 바뀔지 모르는 중국정부의 정책에 대한 불신이 크고 미국과 중국의 갈등으로 미국 등 해이 자본이 중국에서 발을 빼는 모양새여서 중국 경제를 더 이상 장밋빛 낙관으로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중국의 최대 경쟁력이었던 많은 인구와 저렴한 인건비는 소득수준이 높아질수록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인구감소, 인건비 상승 현상으로 인해 아킬레스건이 되었다.
겨우 금리인상 불확실성에 적응하면서 회복하고 있는 지금 우리 부동산시장은 우리가 아무리 잘 대응하더라도 중국과 미국 발 위기의 파도에 따라 금리, 환율이 출렁일 경우 예상치 못한 소용돌이 속으로 휘말릴 수도 있다.
아직은 인내의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최근 국토연구원의 발표를 한 귀로 흘리면 안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