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의서재 상장…케뱅도 속도 내나
‘동반매도청구권’ 조건 탓에 몸값 낮춰 재도전 케뱅, 증시 상황 악화로 연내 IPO 추진 어려워
2024-08-22 이보라 기자
매일일보 = 이보라 기자 | 밀리의서재가 증시 입성을 재시도하는 가운데 같은 KT 자회사인 케이뱅크도 IPO 절차에 속도를 낼지 주목된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독서 플랫폼 밀리의서재가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본격적인 공모 절차에 착수했다. 밀리의서재는 지난해 11월 수요예측 결과가 부진하자 상장을 철회한 뒤 지난 6월 다시 기업공개(IPO) 절차를 밟았다. 밀리의서재는 공모주식 수를 200만주에서 150만주로 줄이고, 전량 신주로 발행해 공모가를 대폭 낮췄다. 다음달 7일부터 13일 수요예측을 실시하고 다음달 내 코스닥에 입성한다는 계획이다. 밀리의서재와 같은 시기 IPO를 도전했다 철회한 KT의 또다른 자회사 케이뱅크에도 관심이 쏠린다. 케이뱅크는 자본확충을 위해 IPO가 절실한 상황이다. 지난 2020년 케이뱅크는 BC카드를 최대주주로 맞았다. 당시 BC카드는 케이뱅크에 65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했다. 또 케이뱅크에 대해 지난 2021년 1조2499억원 규모의 대규모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대규모 증자에도 불구하고 케이뱅크는 자기자본 비율을 크게 개선하지 못했다. 당시 BC카드는 2026년 7월까지 상장 조건에 ‘동반매각청구권’을 재무적투자자(FI)에게 부여했는데 이 때문에 증자한 1조2499억원 중 FI가 제3자 배정 방식으로 투자한 7250억원을 자기자본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케이뱅크의 올해 2분기 말 기준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13.54%를 기록했다. 대규모 유상증자 이후 2021년 3분기 19.82%까지 개선됐으나 이후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케이뱅크는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하면서 상장을 시도한 바 있다. 상장 초기 케이뱅크의 기업가치는 8조원이었으나 증시가 침체하면서 지난해 말 4조원으로 반토막 났다. 그럼에도 연초 서호성 케이뱅크 행장은 신년사에서 IPO 추진 의지를 밝혔다. 지난 2월 시장 상황이 계속 악화하면서 케이뱅크는 IPO를 끝내 철회하고 적절한 시점에 다시금 IPO를 재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케이뱅크가 상장을 연내 재추진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몸값을 올리기가 여의치 않다. 케이뱅크는 금리 매력을 내세워 여수신을 확대했다. 대출자산은 카카오뱅크와 마찬가지로 주택담보대출 위주로 키웠다. 정기예금 특판과 수신 금리 인상으로 수신액도 늘렸다. 이러한 노력에도 올 상반기 성적표는 전년 동기 대비 악화했다. 케이뱅크는 올 1분기 전년 동기(245억원)와 비교해 순이익(104억원)이 58% 감소했다. 2분기에도 전년 동기(213억원)보다 31% 감소한 147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물리적인 시간이 부족하기도 하고 증시 상황이 계속 좋지 않아 연내 상장을 도전하기는 어려울 것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