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나쁜데 물가 안 잡히고… 소비심리 반년만에 악화
8월 소비자심리지수 6개월 만에 하락 기대인플레이션 2개월 연속 3.3% 유지 금리수준·주택가격전망지수 동반 상승
2024-08-22 이광표 기자
매일일보 = 이광표 기자 | 체감 물가가 여전히 높고, 수출 개선 기대가 약화하면서 경제 전반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6개월 만에 나빠졌다. 부동산 경기 회복 기대에 주택가격전망지수는 5포인트(p) 올랐으며, 시중금리 상승 영향으로 금리전망지수도 6p 뛰었다.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8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3.1로 7월(103.2)보다 0.1p 내렸다. 석 달 연속 100을 웃돌았지만, 지난 2월(-0.5p) 이후 6개월 만에 하락했다. CCSI는 소비자동향지수(CSI)를 구성하는 15개 지수 가운데 현재생활형편·생활형편전망·가계수입전망·소비지출전망·현재경기판단·향후경기전망 6개 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지표다. 100보다 높으면 장기평균(2003∼2022년)과 비교해 소비 심리가 낙관적, 100을 밑돌면 비관적이라는 뜻이다. 7월과 비교해 CCSI를 구성하는 6개 지수 중 생활형편전망(95·1p), 가계수입전망(100·1p)이 상승했다. 현재생활형편(91)과 소비지출전망(113)은 전월과 같았다. 현재경기판단(72·-3p), 향후경기전망(80·-4p)은 하락했다. 황희진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상저하고 기대심리에 의해 경기 관련 지수가 오르고 있었는데, 최근 체감 물가가 높아지고 중국발 리스크, 반도체 경기 회복 지연 등 영향으로 소비자심리지수가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향후 물가 흐름, 대내외 경기 요인에 불확실성이 커서 앞으로의 흐름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금리수준전망지수는 112에서 118로 한 달 사이 6p 올랐다. 이 지수는 6개월 후 금리가 지금보다 오를 것이라고 대답한 사람이 하락을 예상한 사람보다 많으면 100을 웃돈다. 황 팀장은 "기준금리가 동결되기는 했지만, 최근 대출금리 상승과 미국·유럽 등 주요국 금리 인상 뉴스의 영향으로 금리 인상을 점친 분들이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주택가격전망지수는 5p 오른 107을 기록했다. 1년 뒤 집값 상승을 점치는 소비자가 하락을 점치는 소비자보다 많았다는 뜻이다. 주택가격전망지수는 지난해 11월(61) 역대 최저 수준까지 떨어진 뒤 9개월 연속 상승세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7월과 같은 3.3%로 집계됐다. 향후 1년간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올해 2월 4.0%까지 올랐다가 전반적으로 하락하는 추세다. 황 팀장은 최근 소비자물가지수가 둔화했음에도 기대인플레이션율이 전월과 동일한 이유에 대해 "집중호우, 폭염 등 기상악화로 농산물 가격이 오르고 석유류 가격도 상승하면서 소비자 체감 물가는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