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원전 오염수' 방출에…해외 전문가들 "나쁜 선례 될 수 있어"

일본 정부, 이달 24일부터 방류 개시…중국 등 거센 반발 "이해관계자들 충분히 포함 안 해…논쟁의 씨앗 심은 것"

2024-08-23     염재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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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일본이 이르면 24일부터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를 방류하기로 결정하자 해외 전문가들이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일본 정부와 도쿄전이 투명하지도, 국내외 이해관계자들을 충분히 포함하지 못했다며 향후 나쁜 선례가 될 가능성 등을 거론했다. 벌써 중국 등 주변국에서는 일본산 수산물에 사실상 수입 규제를 시작하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일정을 확정하자 해외 전문가들이 그 파장에 주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방사능 모니터링 단체 세이프캐스트의 수석 연구원 애즈비 브라운은 이날 NYT 기고에서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완전히 투명하지도 않고, 일본과 해외의 중요 이해관계자를 충분히 포함하지도 않은 과정을 거쳐 방류를 결정했다"며 "수십 년간의 불신과 논쟁이 될 수 있는 씨앗을 심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브라운은 중국과 인도가 주도해 짓고 있거나 지을 예정인 원전이 수십기에 달한다고 언급하면서 일본의 원전 오염수 방류가 나쁜 예시가 될 수 있음을 경고했다. 그는 "일본은 그보다 더욱 불투명할 수 있는 다른 정부들에도 선례를 제공했다"며 "이미 140여기의 원자력 발전소가 가동 중인 아시아에서 특히 위험하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국제적으로 존중받는 문화·경제를 갖춘 일본조차 오염수를 버리고 무사할 수 있다면 다른 국가를 막을 수 있는 게 무엇이 있겠느냐"라고 반문했다.  환경단체 그린피스는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일본의 오염수 방류 결정을 제대로 검토하지 않고 묵과했다고 비판했다. 그린피스는 이날 배포한 성명에서 "IAEA는 다핵종제거설비(ALPS)를 조사하는 데 실패했고, 녹아내린 고방사성 연료 잔해를 완전히 무시했다"며 "방류 계획은 종합환경영향평가도 수행하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IAEA는 세계 해양 환경을 보호할 의무는 없지만, 이를 훼손하도록 부추겨서도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주요 외신들은 일본의 결정과 배경을 전하면서 방사성 물질이 갖는 일반적 성격과 이를 둘러싼 학자들의 견해를 소개했다. 미 CNN 방송은 일본 정부와 IAEA가 오염수 논란의 핵심인 삼중수소가 비나 수돗물과 같은 환경에서도 자연스럽게 발생한다며 방류가 안전할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대다수 국가기관은 삼중수소를 대량으로 섭취할 경우 위험할 수 있다는 데 동의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일부 과학자들이 이미 취약한 생태계에 오염물이 쌓이면 오염수를 희석하는 행위가 해양생물에 해를 끼칠 수 있다고 우려한다고 전했다. 특히 매체는 태평양 섬나라를 지원하는 한 전문가는 이번 결정이 성급했다는 입장을 밝혔다면서 삼중수소의 장기적 영향을 평가하기엔 아직 연구나 데이터가 부족하다는 일부 의견도 있다고 말했다. 호주 애들레이드대 핵 전문가 토니 후커도 영국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삼중수소는 지난 수십 년간 환경이나 건강에 해롭다는 증거 없이 방류돼 왔다"고 지적했다. 한편 일본의 원전 오염수 방류 움직임에 중국 등 주변국에서는 일본산 수산물에 사실상 수입 규제를 시작하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일본이 원전 오염수 방류 개시일을 결정한 지난 22일 중국은 "핵 오염 위험을 전 세계에 전가하고, 사익을 전 인류의 장기적인 복지 위에 두는 지극히 이기적이고 무책임한 행보"라며 날을 세웠다.  앞서 중국은 지난달부터 일본산 수산물에 대해 방사선 검사를 진행하며 사실상 수입 규제를 시작한 바 있다. 또 일본이 방류 개시 일정을 확정한 지난 22일 홍콩은 일본산 수산물 수입 통제에 즉각 나섰다. 방류가 진행된다면 중국과 홍콩 등은 일본산 수산물을 포함해 다른 식품 등에 대한 수입 규제 강도를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