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미국 공립학교에 한국어수업 지원 박차

뉴욕 유일의 한국어 50% 교육 학교에 지원금 전달

2014-12-12     국제부
[매일일보] “제 이름은 영어로 커니 허시지만 잘 들으면 한국말로 ‘허건우’입니다.”미국 동부지역에서 유일하게 영어와 한국어로 동시에 수업하는 미국뉴욕 플러싱 소재 ‘이원언어교육 초등학교’(학교명 PS32Q)에 다니는 커니 허시(9)는 11일(현지시간) 자신의 이름을 허건우라고 소개했다.주뉴욕 한국총영사관 한국교육원(원장 박희동)과 뉴욕지역 한국어정규과목채택추진위원회(회장 김영덕)는 이날 낮 플러싱에 있는 커니 허시가 다니는 학교를 찾았다.이 학교는 학생 900명 가운데 125명이 한국어와 영어를 50%씩 번갈아 사용하며 수업하는 미국 동부의 유일한 이원언어교육 공립학교다. 미국 서부 로스앤젤레스에도 같은 수업을 하는 학교가 한 곳 더 있다.이날 한국교육원은 학교측에 이원언어교육 한국어 수업 지원금 1만3천달러를 지원했다.지원금 전달 행사에 나온 허시는 “유치원에 다닐 때 선생님이 자신의 이름 가운데 ‘커니’를 한국말과 발음이 유사한 ‘건우’로, ‘허시’를 허로 사용해 허건우라는 한국이름을 지어줬다”고 소개했다.‘건우’는 “부모님 모두 한국과는 전혀 관련이 없지만 이 학교가 집에서 가까워 다니고 있다”면서 “한국에도 가고 싶고, 과학자도 되고 싶다”고 말했다.그러나 건우와 같은 학생들이 한국어를 배우는게 쉽지는 않다. 이 학교의 데브라 에리코 교장은 “이원언어교육으로 플러싱 지역 한인사회와 더욱 가까워졌다”면서도 “한국어 수업을 하기 위해 커리큘럼을 짜는게 쉽지 않다”고 말했다.한국어 교과서 구하기도 난제 가운데 하나로 꼽혔다. 수전 멘케스 교감은 “한국 책은 주로 ‘하드커버’로 나오는데 한국에서 가져오려면 운송비가 많이 든다”고 하소연했다. 미국 현지 출판사들의 한국어 책은 교재 승인을 받지 못해 사용하지 못하는 게 문제라고 귀띔했다.2학년 학생들을 맡은 한인 교사 김효영씨도 “책 구하는 게 가장 힘들다”면서 “선생님들이 맞춤형으로 직접 제작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박 원장은 “한국 정부를 대신해 한국어 교육을 하는데 감사의 뜻을 표한다”면서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한국교육원이 조사한 바로는 뉴욕 인근 지역에서 한국어 수업을 하는 학교는 지난해 16개교(학생 1870명)에서 올해는 23개교 (2503명)로 늘었다. 이에 따라 우리 정부는 제2외국어 또는 이중언어교육 등의 방식으로 한국어 수업을 하는 미국 학교에 수업 운영비를 지원, 한국어 채택 수업을 늘려나갈 방침이다.뉴욕=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