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한미일 정상회의 결과 연일 공방···"감격스런 장면"vs"실익 없어"
23일 외통위 현안질의···극명히 갈린 평가 정진석 "정상회의로 3국 포괄 협력체계 제도화" 황희 "우리 이익은 한반도 평화·비핵화···논의 전무"
2023-08-23 이태훈 기자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한미일 3국 정상회의 성과에 대해 정치권의 평가가 연일 엇갈리고 있다. 여당은 '감격스러운 장면이었다'고 극찬하며 3국 협력체계의 제도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야당은 이번 정상회의에서 미일은 확실한 이익을 가져간 데 비해 한국은 얻은 것이 없다며 정부의 각성을 촉구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는 23일 전체회의를 열고 외교부 및 통일부에 대한 현안질의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국민의힘은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의에 대해 호평했고, 더불어민주당은 한반도 핵심 이익인 비핵화에 대한 논의가 전무했다며 비판 목소리를 냈다.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은 "한미일 3국 정상이 캠프데이비드 별장에서 만나는 장면은 감격스러운 장면이었다"며 "자유 가치의 연대와 확산 등의 표현들이 떠오르는 장면"이라고 평가했다. 정 의원은 "한미일 정상회의가 (3국의) 포괄적 협력체계를 제도화했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제는 불가역적인 외교 의제로서 위치를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박진 외교부 장관은 "캠프 데이비드 정신, 원칙과 함께 협의를 위한 공약이 3번째 문건으로 채택되었다"며 "그 문건은 어떤 조약이나 정부 간의 협정은 아니지만 최고위층의 정치적인 의지를 담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장관은 "앞으로 정권의 변화가 있더라도 한미일 세 나라가 가지고 있는 핵심 가치에 기초한 연대와 협력은 변하지 않고 지속가능하게 가야한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고 부연했다. 반면 황희 민주당 의원은 "캠프 데이비드 공약에 보면 '3국의 공동 이익과 공동 안보에 미치는 위협에 대응한다'고 나와있다"며 "그런데 (미일과 달리) 대한민국 입장에서는 안보 문제가 그 자체로서 우리한테 국익과 손실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황 의원은 "우리의 이익은 한반도의 평화고 비핵화일 것"이라며 "(그런데) 한미일이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에 대해서는 어떤 말을 하는 것도 저는 들어본 바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는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에 대해 뭔가 주장하고 의견을 내야하는데 미국과 일본은 별로 관심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한테 얼마 전까지 IRA(인플레이션 감축법)와 반도체를 당했고, 일본은 후쿠시마 오염수를 이렇게 (해양 방류로) 처리하고 독도와 일본해 표기 문제는 (일본에) 말도 못 꺼낸다"며 "3국의 (관계에서) 피해를 가장 많이 보고 있는 대한민국이 캠프 데이비드 선언을 통해서 3국 공동 이익을 취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여야는 한미일 정상회의에 대해 연이틀 상반된 평가를 내놓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지난 22일 국회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의 평가 토론회'에서 '일본에 군사대국화 구실 제공' 및 '한미일 대 북중러 신냉전 구도 강화'를 이번 정상회의에 따른 우려스러운 점으로 꼽았다. 이 대표는 "이번 합의로 대한민국은 미국의 대중 견제, 대중 봉쇄의 전면에 서게 됐다"며 "한반도가 동북아 신냉전의 화약고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같은 날 여의도연구원 주최로 열린 한미일 정상회의 관련 세미나에 참석해 "이번 한미일 정상회의는 역사의 한 획을 커다랗게 그은 사건"이라며 "대한민국이 글로벌 중추국가로서 '룰 테이크(take)'가 아니라 '룰 메이크(make)' 역할을 할 수 있는 위상으로 올라서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 자리"라고 극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