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일 수장 ‘단명’ 잔혹사… 한문희 신입 사장 마침표 찍는다

40년 경력 ‘철도맨’… “안전 최우선의 전방위 혁신” 포부 경영평가 최하점에 적자 개선, 계속된 안전사고 등 숙제 산적

2024-08-24     나광국 기자
한문희

매일일보 = 나광국 기자  |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4개월여 공백이었던 수장 자리에 한문희 전 부산교통공사 사장을 임명했다.

다만 코레일은 수장 잔혹사로 유명할 정도로 지난 18년간 10명의 사장을 거치는 동안 임기(3년)를 채운 사례는 단 한 번도 없었다. 이에 한 사장이 안전사고 문제부터 실적 악화 등 위기에 빠진 코레일을 국민에게 신뢰받는 공기업으로 만들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24일 코레일에 따르면 한문희 제11대 코레일 사장은 지난달 24일 오전 대전 사옥에서 취임식을 하고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했다. 2005년 공사 설립 후 철도 출신이 수장에 오른 것은 초대 신광순 사장에 이어 두 번째다. 한문희 신임사장의 임기는 2026년 7월23일까지 3년이다. 철도고를 졸업한 한 사장은 철도청에 입사해 서울지방철도청에서 근무하다 1993년 37회 행정고시에 합격했다. 이후 철도청 근무를 희망했고 철도청이 코레일로 바뀐 뒤에도 △경영혁신실 실장 △인사노무실 실장 △기획조정실장 △서울본부장 △경영지원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2021년 11월부터 부산교통공사 사장직을 맡았고 지난 5월 코레일 사장 지원을 위해 사표를 냈다. 현재 코레일은 살얼음판을 걷는 중이다. 최근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안전사고는 물론 정부의 경영평가 ‘아주 미흡’ 등급 및 철도노조와의 갈등을 비롯해 대내외 위기에 직면한 상태다. 지난 6월 기획재정부의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유일하게 2년 연속 ‘아주 미흡’(E) 등급을 받았다. 재무 실적뿐 아니라 안전사고 등 사회적 책임을 소홀히 한 부분에서 낮은 점수를 얻었다. 먼저 코레일의 매출액 추이를 살펴보면 2018년만 해도 영업손실이 339억원이었지만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2020년 1조2114억원의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했다. 이후 2021년 8881억원 손실, 2022년 3970억원 손실로 빠르게 회복 중이지만 여전히 적자가 심한 상황이다. 부채비율의 경우 지난 2022년 222.59%로 최근 5년 동안 가장 적게 내려갔지만 역시 높은 수준이다. 특히 지난해부터 이어진 안전사고로 잃어버린 코레일 신뢰 또한 한 사장이 해결해야 할 당면과제로 꼽힌다. 국토교통부 발표한 자료를 보면 지난해 1월부터 11월25일까지 코레일이 관리하는 철도에서 총 58건의 사고가 발생했다. 작년 오봉역 사망사고와 영등포역 탈설사고는 하루 차이로 발생했었다. 이에 정부는나희승 전 사장을 해임하고 역대 최고 과징금을 부과했다. 한 사장도 안전문제를 최우선 과제로 선정하고 현장을 방문하는 등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한 사장은 취임사에서 “안전 최우선의 전방위 혁신으로 국민이 신뢰하는 철도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러면서 “최근 철도 사고는 국민들이 코레일의 철도 운영 능력 미덥지 않게 생각하는 등 우리가 당면한 위기의 가장 큰 요인이다”라고 지적하고 안전을 중심으로 제도와 조직문화 전반에 대한 대대적인 혁신을 예고했다 한 사장이 밝힌 주요 경영 방향으로는 △안전을 최고의 가치로 한 조직 역량 집중 △강도 높은 경영개선을 통한 재정건전화 및 지속 가능한 시스템 구축 △디지털 중심의 고객 서비스 혁신 △미래 핵심역량 구축 △자긍심 넘치는 직장 구현 등이 있다. 최근에는 수도권전철 금천구청역 재해예방 및 안전관리체계를 점검하는 등 수도권지역 현장 안전활동에 나섰다. 이달 17일 수도권광역본부를 찾은 한 사장은 주요 역을 중심으로 폭염 및 호우피해와 선로 인근 공사 현황 등을 보고 받고 재난 및 안전관리대응 상황을 중점적으로 살폈다. 또 온열질환 예방을 위해 폭염 대응요령을 숙지하고 적절한 휴식을 취할 것을 당부했다. 한 사장은 현장을 방문한 뒤 “반복해서 피해가 발생하는 취약한 곳은 시설과 운영시스템을 근본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며 “계절에 앞서 선제적 안전 대책을 마련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