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오염수' 24일 방류…日 국민·환경단체 등 저지 움직임
내년 3월까지 보관 오염수 2.3% 방류 계획 후쿠시마현 주민, 정부·도쿄전력 상대 소송 환경·인권단체, 남태평양 피지서 반대 시위
2024-08-24 염재인 기자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일본 정부가 24일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해양 방류를 개시한다는 방침에 자국 국민을 비롯해 세계 환경·인권단체들이 총력 저지에 나서고 있다. 원전 오염수 방출과 관련해 후쿠시마현 주민들은 정부와 도쿄전력을 상대로 소송을 예고했고, 세계 단체들은 남태평양 섬나라 피지에서 반대 시위를 열기로 했다. 중국 등 주변국에서도 연일 규탄 성명을 발표하는 등 일본의 오염수 방류 강행에 전 세계 부정 여론이 팽배한 분위기다.
교도통신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일본 정부와 후쿠시마 원전 운영회사인 도쿄전력은 24일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의 해양 방류를 시작한다. 이는 이날 오염수 방류를 개시한다는 일본 정부의 지난 22일 각료회의 결정에 따른 것이다. 2021년 4월 스가 요시히데 당시 총리가 오염수 처분 방식으로 해양 방류를 결정한 지 2년 4개월 만이며, 2011년 3월 11일 동일본대지진으로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발생한 지 약 12년 반 만이다. 일본 정부의 원전 오염수 강행 움직임에 해당 지역인 후쿠시마현 주민들은 방출 전날인 지난 23일 후쿠시마현 이와키시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염수 해양 방류 계획 인가 취소와 방류 중단을 요구하는 소송을 다음 달 8일 후쿠시마지방재판소(지방법원)에 낼 것이라고 밝혔다. 변호인들은 정부와 도쿄전력이 2015년 후쿠시마현 어업협동조합연합회에 '관계자의 이해 없이는 (오염수의) 어떠한 처분도 하지 않는다'고 약속했는데, 방류는 이를 무시하는 행위로 계약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또 주민이 평온하게 생활할 권리를 침해하고 바다와 관계된 사람들의 생활 기반을 파괴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세계 환경·인권단체들은 24일 오전 남태평양 섬나라 피지에서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의 해양 방류에 반대하는 시위에 나선다. 단체들은 오염수 방류가 시작되는 이날 피지에서 집회와 행진을 통해 후쿠시마 오염수 방출에 항의하고, 국제사회 개입을 촉구할 예정이다. 항의 시위에는 태평양도서국기후행동네트워크(PICAN)와 피지 인권옹호 단체 연합 등이 참여할 예정이다. 단체 측은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출 계획을 중단하기 위한 국제적 개입을 호소하고자 행진할 것"이라며 "태평양의 미래와 다가올 우리 세대, 섬 생태계, 생계 수단을 걱정하는 사람들은 함께 해달라"고 호소했다. 다만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 태평양 지역 도서국들 의견은 갈리는 분위기다. dpa통신에 따르면 바누아투와 투발루는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반면 시티베니 라부카 피지 총리는 일본의 오염수 해양 방류 계획을 검토한 국제원자력기구(IAEA) 종합 보고서 내용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팔라우, 파푸아뉴기니, 쿡 제도, 미크로네시아 연방은 일본 결정을 지지했다. 18개 회원국으로 구성된 태평양도서국포럼(PIF)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마크 브라운 쿡 제도 총리는 이날 성명에서 일본의 방류 결정을 지지한다고 밝히면서도 "태평양 도서국들 지도자들이 다 같은 의견은 아니며, PIF가 통일된 의견을 내지 못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특히 브라운 총리는 강대국에 의한 핵무기 실험의 영향으로 고통받아온 지역에서 오염수 방류는 "복잡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일본 인접 국가들 반발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중국이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에 대해 연일 강도 높은 비난을 이어가고 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23일 정례브리핑에서 일본이 오염수 방류를 시작하기로 한 2023년 8월 24일을 언급한 뒤 "일본이 해양 방류 계획을 계속 추진하면 중국 정부는 해양환경, 식품안전, 공중보건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일본이 독단적으로 행동한다면 반드시 그에 대한 역사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