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日 오염수 '전면전'…"정부·여당이 면죄부 줘" vs "반일 선동"

기시다 내각, 24일 방류 개시에 정치권 격돌 국힘 "李 사법 리스크 탈출구가 '반일 선동'" 민주 "인류에 씻지 못할 범죄…윤 정권 공범"

2024-08-24     염재인 기자
더불어민주당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정치권이 24일 일본의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해양 방류 개시를 놓고 전면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야당이 원전 오염수 방류를 강행하는 일본과 이를 방조한 윤석열 정부를 비판하면서 장외투쟁 등 총력 저지에 나서는 반면, 여당은 야당 움직임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타개하기 위한 '반일 선동'이라는 주장이다. 

이재명 대표는 일본이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개시일인 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오염수 방류 대응 관련 긴급 의원총회에서 "2024년 8월 24일 오늘은 일본이 인류에 또다시 씻지 못할 범죄를 저지른 날로 기록될 것"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는 일본의 오염수 방출 강행을 사실상 묵인한 윤석열 정부에게도 날을 세웠다. 그는 "윤 정부도 환경 재앙의 또 다른 주범이라는 비난을 피할 수가 없다"며 "절대 용납할 수 없는 핵오염수 투기 범죄에 정부·여당은 누구보다 앞장서서 면죄부를 줬다"고 질책했다. 이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하는 집권 세력으로의 책무를 망각한 채 일본의 심기만 살폈다"며 "심지어 방류에 문제가 없다며 대통령실 예산으로 오염수 안전성을 홍보까지 했다. 이쯤 되면 이 정권은 일본과 핵오염수 투기의 공범이라는 지탄을 받아 마땅하다"고 질책했다.  야당은 일본의 오염수 방류 저지를 위한 총력전을 벌인다는 방침이다. 앞서 민주당은 오염수 방류 개시 하루 전날인 지난 23일에도 저녁 국회 앞에서 오염수 해양 방류 철회 촉구 촛불집회 개회를 시작으로 전면전을 예고한 바 있다.  우원식 총괄대책위원장은 이날 "오늘(24일) 1시 용산 대통령실 앞에 가서 항의 집회를 열고 기자회견을 진행하겠다"며 "우리가 국내에서 (방류 반대) 목소리를 잘 결집하고, 그게 국민에게 전파돼 여론이 만들어지면 일본 정부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일본이 오염수를 방류한 이후인 25일에는 서울 광화문 광장부터 용산 대통령실까지 도보로 행진하고, 오염수 투기 시 수산물의 전수조사 등을 요구하는 의견서를 전달한다는 계획이다. 반면 여당은 야당 반발에 대해 일본의 오염수 방류를 정쟁 도구로 삼아 정치적 위기에서 탈출하려는 심산이라며 맞받아쳤다. 윤 정부가 일본의 오염수 방류에 대해 사실상 묵인하는 태도를 보였지만, 대다수 국민이 부정적인 여론을 보이는 상황에서 야당의 '사법 리스크' 등을 통해 프레임 전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같은 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은 마치 이때가 오기만을 기다렸다는 듯 본격적으로 장외투쟁에 시동을 걸고 있다"며 "혁신위가 파행에 이르고 당내 계파 갈등이 크게 치닫는 한편 당 대표에 대한 사법 리스크로 내부 장악력이 흔들리자 기껏 선택한 탈출구가 '묻지마 반일 선동'"이라고 몰아세웠다. 그러면서 "오염수 방류가 이뤄지면 우리 수산업은 망한다고 주문을 외듯 국민의 불안감을 조장하는 것은 사실상 우리 수산물 불매 운동과 다름 없다"고 비판했다.

여당의 공세에도 야당은 오염수 방류 저지를 위해 총력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민주당 후쿠시마원전오염수 해양투기저지 총괄대책위원회는 이날 국회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런던협약·의청서 총회에서 원전 오염수 해양 투기를 중단할 수 있다"며 "정부는 오염수 투기 중단을 위해 중재 절차 요청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민주당은 같은 날 오전 국회 의안과에서 '후쿠시마 핵오염 수산물 수입금지 특별법'을 접수하며 전면전에 돌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