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시작…30년 간 총 134만톤
도쿄전력 24일 오후 1시3분 방류 개시 총 7800톤 17일 동안 내보낼 예정 韓 총리 "정부와 과학 믿어 달라"
2024-08-24 문장원 기자
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이 24일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의 방사능 오염수를 결국 방류했다. 이로써 일본은 앞으로 30년간 총 134만톤의 방사성 물질이 포함된 오염수를 바다에 흘려보내게 됐다. 2011년 3월 동일본대지진에 따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약 12년 반만이다. 우리 정부는 "정부와 과학을 믿어달라"며 국민 불안 해소에 적극 나섰다.
NHK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24일 후쿠시마 원전 운영사 도쿄전력은 오후 1시3분 해수 이송 펌프를 가동해 오염수 해양 방류를 개시했다. 원전에서 1㎞ 앞 바다로 연결된 지하 20m 깊이의 해저 터널을 통해 방사성 물질 오염수를 내보내는 방식이다. 도쿄전력은 원전 내 마련된 '집중 감시실'에서 직접 화면을 보며 원격으로 펌프를 조작해 바닷물과 섞은 오염수를 내보내기 시작했다. 앞서 지난 22일 일본 정부는 관계 각료회의를 통해 "기상과 해상 상황에 문제가 없으면 방류를 개시한다"고 방류 일정을 최종 결정한 바 있다. 도쿄전력은 일본 정부 결정 당일부터 다핵종제거설비(ALPS)를 거친 오염수와 바닷물과 희석하는 작업을 진행해 왔다. 희석된 오염수의 방사성 물질 가운데 하나인 삼중수소(트리튬) 농도가 기준에 부합할 경우 방류를 진행한다는 계획이었다. 삼중수소는 다른 방사성 물질과 달리 ALPS로 걸러낼 수 없어 바닷물로 희석하는 방식으로 농도를 낮췄다. 도교전력은 방류 전 기자회견을 열어 삼중수소의 농도가 1리터당 43~63베크렐(㏃)로, 국가 기준인 1리터당 6만베크렐, 자신들이 자체적으로 정한 기준인 1리터당 1500베크렐을 크게 밑돈다고 발표했다. 이날 방류를 시작한 오염수는 총 7800톤으로 앞으로 17일 동안 지속적으로 바다로 내보낼 예정이다. 올해 전체 방류량은 탱크 30기 규모인 약 3만 1200톤, 약 5조 베크렐분의 트리튬 섞인 오염수를 4차례에 나누어 방류할 계획이다. 현재 원전 설비에 고여있는 오염수 약 134만톤의 2.3% 수준이다. 도쿄전력은 방류 후 약 한 달 동안 오염수 방출구 근처에서의 모니터링을 일주일에 1회에서 매일로 늘리고 매일 측정한 방사성 농도 데이터를 25일 저녁부터 공개할 예정이다. 만일 오염수 방류 도중 방사선량이 기준을 초과할 경우 자동으로 차단 밸브가 작동하게 된다. 해양에서 기준을 초과하는 트리튬 등이 검출될 경우에도 도쿄전력은 즉시 방류를 중단할 예정이다. 다만 방출 오염수 안에는 세슘137과 스트론튬90 등 인체에 치명적인 방사성 물질이 미량 포함돼 있다는 점과 30년 방류 기간 바다에 축적되는 양이 어마어마해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우려는 여전한 상황이다. 우리 정부는 "정부와 과학을 믿어달라"며 오염수 방류의 안정성을 거듭 강조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일본의 오염수 방류 직후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해 "과학적 기준과 국제적 절차에 따라 처리되고 방류된다면 지금 상황에서 국민 여러분께서 과도하게 걱정하실 필요는 없다는 것이 전 세계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라고 강조했다. 한 총리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해 IAEA(국제원자력기구)와 국제원자력 학계, 그리고 우리 전문가들은 일본 정부가 앞서 발표한 조치에 따라 방류한다면 한국은 크게 걱정할 이유가 없다고 보고 있다"며 "자연 상태에 존재하는 방사능보다 미미하고 태평양을 한 바퀴 돌아 우리나라로 들어오기 때문이라고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우리 수산업을 지키기 위한 다양한 지원책을 펼쳐나가겠다"며 "역대 최대 규모로 확보해 놓은 수산물 소비 활성화 예산 640억 원을 최대한 신속하게 집행하고 있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지원 규모를 2배 이상 확대하고 가격 안정화를 위한 수산물 비축, 수매도 역대 최대 규모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