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利 더 못 버텨” 기업들 회사채 줄상환
회사채, 4월부터 5개월 연속 ‘순상환’…규모도 늘어
2024-08-28 김경렬 기자
매일일보 = 김경렬 기자 | 기업 회사채 시장이 얼어붙었다.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은 줄고 상환은 늘었다. 회사채는 이달까지 5개월 연속 순상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금리가 오르는 등 시장 불안감이 가중되면서 기업들이 안정적인 시장을 찾아 자금을 회수하고 있는 셈이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2분기가 시작된 지난 4월부터 이달까지 회사채 시장(자산유동화증권 등 포함)의 순상환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회사채를 발행한 물량보다 상환한 게 많았다는 의미다. 순상환 규모는 4월 840억원, 5월 2조3670억원, 6월 6630억원, 7월 2조3690억원을 기록했다. 6월 한 달을 제외하고는 계속 늘어난 모습이다. 8월 순상환 규모 역시 2조원에 육박한다. 이달 초부터 25일까지 순상환 액수는 1조8420억원이다. 회사채 시장이 싸늘한 것은 금리 때문으로 보인다. 작년 하반기 강원중도개발공사 회생 신청 사건을 계기로 시작된 돈맥경화는 쉽게 해소되지 않았다. 그러다 올해 초 저금리에 힘입어 밀렸던 물량이 풀리면서 회사채 발행 규모는 급격히 불었다. 1분기 석 달 동안 회사채가 순발행 행진을 이어간 이유로 풀이된다. 실제로 3년 만기 회사채(AA-) 금리는 올해 4월 4.07% 0.28%포인트(p)에서 7월 4.44%로 올랐다. 회사채 금리 기준이 되는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연중 최저치인 연 3.20~3.30% 수준을 유지하다가 5월 하순 크게 올랐다. 특히 6월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 추가 인상에 나서면서 시장 상황이 급변했다. 김상만 하나증권 채권파트장은 “통상 9∼10월은 회사채 시장이 계절적으로 활발해지는 시기다”면서도 “하지만 올해는 연내 금리 인하 기대감이 사라지고 있다. 이대로 고금리(기조)가 계속되면 연말까지도 회사채 발행 부진이 계속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