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中 의존도 줄여라”…뷰티업계, 新금맥 찾기 특명
유커 복귀 기대감 고조…‘투 트랙 전략’ 중국 외 시장도 집중 “북미·유럽 등 선진국과 성장 잠재력 높은 베트남 시장 공략”
2023-08-29 강소슬 기자
매일일보 = 강소슬 기자 | 뷰티업계가 한국을 찾는 중국인 단체 관광객(유커·遊客) 맞이에 열을 올리고 있다. 더불어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해외 판로 발굴에도 열중해 이목이 집중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K-뷰티’ 양대산맥이라 불리는 아모레퍼시픽그룹과 LG생활건강은 실적 부진의 주요인이었던 중국 매출 비중을 줄이고, 대신 북미와 유럽 등에서 성장 돌파구를 찾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2분기 해외 사업에서 매출을 늘리고 적자 폭을 줄여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아모레퍼시픽은 2분기 매출액 9454억원으로 전년 동기와 비슷한(-0.04%) 수준을 유지했고, 영업이익은 59억원을 기록했다. 지역별 매출은 국내에서 11.6% 줄었지만, 해외에서 27.5% 증가했다. 특히 북미와 동유럽·아프리카 지역(EMEA)에서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북미 시장에서의 매출은 105%(739억원), EMEA 시장에서도 123%(132억원)나 급증했다.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 매출은 14% 증가했다. 중국은 아모레퍼시픽 해외 매출의 40%(1600억원) 가량을 차지한다. 북미 시장에서는 라네즈와 이니스프리가 고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라네즈는 지난해 7월 아마존의 연중 최대 할인행사인 ‘프라임데이’ 때 뷰티 카테고리에서 판매량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지난해 10월 인수한 미국 친환경 화장품 브랜드 타타 하퍼도 매출 상승을 이끌었다. 2분기 실적이 부진했던 LG생활건강 역시 북미와 유럽 시장에서 매출을 올렸다. 2분기 LG생활건강의 해외 매출은 5256억 원으로 4.9% 증가했다. 중국 매출은 1891억원으로 3.4% 감소했지만, 북미 매출은 1572억원으로 20.9% 늘었으며, 유럽 등 다른 지역 매출도 11.8% 증가했다. 전체 해외 매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1년 전 11%에서 올 2분기 10%로 줄었다. 반대로 북미 비중은 7%에서 9% 늘어 중국과 거의 비슷한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LG생활건강은 새로운 해외 시장 개척을 위해 다양한 신제품 출시 및 주요 라인 리뉴얼을 통한 브랜드 경쟁력 제고에 나섰다. 한류 영향이 큰 지역 내 면세시장에도 적극 진출해 고객 접점을 넓히고 있다. 북미 지역을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해 미국 스타벅스와 아마존 출신 문혜영 부사장을 미주 사업 총괄로 영입하는 등 내부 역량 강화에도 힘쓰고 있다. 애경산업은 에이지투웨니스는 대표 제품인 ‘에센스 커버 팩트’를 중심으로 베트남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넓혀가고 있다. 이에 지난해 1·4분기 베트남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196% 성장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극심한 경기침체와 부동산 리스크 확대 등 이른바 차이나 리스크가 현실화되고 되고 있고, 현지 젊은층을 중심으로 애국 소비주의(궈차오)가 확산하면서 한국 화장품의 설 자리가 좁아졌다”며 “뷰티업계는 중국시장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북미와 유럽 등 선진국과 성장 잠재력이 높은 베트남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