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해운부터 바이오까지…식품업계, 각양각색 인수전 뒷배경 ‘주목’

동원 ‘종합 물류체계’‧오리온 ‘바이오 플랫폼’ 등 신사업 강화 신사업 관련 노하우 및 생산기반 완비…기업 입장서 효율적

2023-08-29     김민주 기자
사진=픽사베이

매일일보 = 김민주 기자  |  식품사들의 굵직한 빅딜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수면 위로 떠오른 식품업계 인수전은 해운, 바이오 등 업역을 광범위하게 넘나들고 있다. 주력 사업 역량 강화와 신성장동력 확보 등 비즈니스 기회를 넓히기 위한 몸집 키우기로 풀이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동원그룹의 지주회사 동원산업은 국내 최대 컨테이너 선사 HMM 인수전에 뛰어들어 업계 안팎의 이목을 끌었다. HMM을 인수해 해상부터 육상까지 ‘원스톱’으로 연결하는 종합 물류체계를 구축한다는 포석으로 분석된다. 동원은 그간 공격적인 M&A로 사세를 확장해왔다. 각 계열사의 사업 경쟁력 강화 및 신사업 진출 등에 시너지를 발휘할만한 유망기업을 포섭하는데 적극적인 자세를 취해왔고, 이번 HMM 인수전에서도 마찬가지인 모습이다. 2008년 미국 참치캔 제조사 스타키스트, 2012년 알루미늄박 및 가공 제품 제조업체 대한은박지, 2014년 유리병 생산기업 테크팩솔루션, 2017년 종합물류기업 동부익스프레스, 2021년 2차 전지용 캔 제조사 엠케이씨 등이 대표적이다. 지난 1월엔 한국맥도날드 인수를 위한 예비입찰에 단독으로 참여했고, 실사를 진행했다. 한국맥도날드와 가격, 회사 운영 등을 두고 협상을 벌여 왔으나, 결국 회사 간 이견을 좁히지 못하며 지난 4월 인수와 관련한 절차를 중단했다. 오리온은 국내 바이오 기업인 알테오젠 인수를 시도했다. 알테오젠은 지속형 바이오베터, 항체-약물 접합 치료제, 항체 바이오시밀러 등을 연구개발하는 바이오기업이다. 현재 지속형 바이오베터, 항체 바이오베터, 인간 히알루로니다아제 등을 비롯해, 해외 제약사들과 항체 바이오시밀러를 공동개발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해당 인수건은 최종 불발됐지만, 바이오 플랫폼 역할 확대를 위한 의지를 공표했단 해석이 나온다. 이번 인수는 무산됐으나 1조원의 자금 여력을 바탕으로 바이오 사업 분야 등의 추가 인수합병 기회를 적극 모색할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오리온홀딩스는 지난해 말 ‘오리온바이오로직스’를 설립하고 자회사로 편입한 바 있다. 오리온바이오로직스의 주요 사업 분야는 의약품, 식품원료 개발·판매 등이다. 합성의약품, 바이오의약품 등 신규 유망 기술을 지속 발굴해 바이오 분야를 다각도로 확대해 나가고 있다. 대상은 미국 식품업체 ‘럭키푸즈’를 품고 미국 현지 생산기지를 추가 확보했다. 앞서 지난 3월 자회사 DSF DE에 38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한 투자금으로 럭키푸즈 지분 100%와 보유 시설을 모두 인수한 바 있다. 럭키푸즈는 2000년 설립된 아시안 식품 전문회사로, 대표 브랜드 ‘서울’ 김치가 전체 사업의 약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다. 서울 김치를 비롯해 스프링롤, 소스 등을 주요 유통 채널에서 판매하고 있어, 대상의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대상은 이번 럭키푸즈 인수를 통해 코로나 이후 큰 폭의 매출 성장을 달성한 서울 김치의 생산능력을 현재의 2배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공장의 자동화 설비를 확충할 계획이다. 사명을 바꾸고 종합유통기업으로의 재도약에 시동을 건 hy(전 한국야쿠르트)는 인수를 통해 물류 강자로 발돋움했다. 지난 4월 800억원을 들여 배달대행 플랫폼 ‘부릉’을 운영하는 메쉬코리아의 지분 66.7%를 인수했다. 업계 유일무이한 ‘프레쉬매니저’라는 배송 역량에서 나아가, 매쉬코리아의 물류시스템까지 결합해 ‘라스트마일 서비스’ 강자로 발돋움했다. 양사간 시너지를 높일 신규 사업모델 구축과 협업도 추진한단 복안이다. ‘선택과 집중’을 위한 매각도 눈에 띈다. CJ제일제당은 중국 식품 자회사 ‘지상쥐(吉香居)’ 보유지분 전량을 매각했다. 매각 대금 약 3000억원을 재무 건전성을 강화하는 데 활용할 방침이다. 중식 제조 사업을 접고, 글로벌 전역에서 전개 중인 K-푸드 전략제품 확장에 주력한단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식품기업들은 과포화, 정체기를 맞이한 시장에서 벗어나, 기존 주력 사업 역량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신수종 사업에 투자를 늘리고 있는 추세”라며 “진출을 염두한 분야와 관련해 이미 사업 노하우와 생산기반을 구축한 유망 기업과 협업체계를 구축하는 것은 기업 입장에서 효율적”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