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2P 3곳 중 1곳 ‘여신심사역’ 안 뒀다

경영공시한 49곳 중 30.6%인 15곳…1명뿐인 곳도 5곳

2023-08-29     이보라 기자
온투업

매일일보 = 이보라 기자  |  온라인투자금융업체 3곳 중 1곳이 ‘여신심사역’을 두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건전성 관리에 취약한 데다 부동산 경기가 침체하면서 온투업체의 대출 연체율 폭증으로 이어지고 있다.

29일 온투업체 49개사의 경영공시에 따르면 이들 중 30.6%인 15개사가 여신심사역이 한 명도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회사별로 보면 △론포인트 △렌딧 △그래프펀딩 △펀다 △온트러스트펀딩 △다온펀딩(다온핀테크) △윙크스톤 △머니무브(렌딩머신) △비플러스 △스마트펀딩(스마트핀테크) △타이탄인베스트 △트러스트펀딩(트러스트라운지) △캠퍼스펀딩(레드로켓) △하이펀딩 △온투인 등이다. 여신심사역이 1명뿐인 곳도 5곳이나 됐다. △나인티데이즈(크로스파이낸스코리아) △펀딩119 △HB핀테크 △FM펀딩 △누리펀딩이다. 이중 나인티데이즈는 온투업협회 중앙기록관리기관 기준 대출잔액이 509억원으로 상위 6위 기업이다. 온투업은 온라인 플랫폼을 매개로 투자자와 대출 수요자를 연결해주는 사업이다. 여신심사역은 차주의 상환 능력·자격이 있는지 심사하는 사람이다. 온투법이 제정되고 1호 등록업체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50여곳이 등록을 마쳤지만 시장은 여전히 정체돼 있는 모양새다. 온투업계가 건전성 관리에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건재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과거 보고서에서 “P2P대출의 부동산 비중은 대출 잔액의 60%를 상회해 P2P대출이 부동산 대출규제를 회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된다는 비판이 커졌다”며 “정책당국은 대안적 금융으로서 P2P대출의 활성화를 추진함과 동시에 투자자와 차입자 보호를 위한 철저한 리스크 관리방안 역시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온투업체 절반 가량은 부동산 경기 침체로 관망하는 분위기라 여신심사역이나 전문인력을 두지 않았다. 온투업체에서 대출 심사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 차주가 제때 대출을 갚지 못해 연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투자자 손해로 이어지게 된다. 대출 심사 인력이 없는 업체들은 연체율은 공시 기준인 15%를 훌쩍 넘었다. 올해 6월 말 기준 △타이탄인베스트(48.3%) △펀다 (40.41%) △다온핀테크 (33.82%) 등이다. 온투업 감독 규정에 따르면 온투업체는 연체율이 15%를 초과할 경우 관련 사실을 즉시 공시해야 한다. 대출 심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부실채권(NPL)을 매각하기도 어렵다. 담보가 있어 회수 가능성이 크다는 부동산 담보 대출의 경우도 담보 가치 산정이 정확하지 않아 질이 좋지 않은 대출이 나가면 부실채권 회사나 채권추심회사에서도 해당 채권 매입을 꺼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