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家 ‘큰어머니’ , “이제는 고이 잠드소서…”

이정화 여사 빈소 첫 조문객은 김윤옥 여사.. 정·재계 인사들 한마음 돼 애도

2010-10-09     박주연 기자

[매일일보=박주연 기자]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의 부인인 고 이정화 여사의 시신이 지난 8일 오전 7시 20분께 빈소가 마련된 서울 풍납동 서울아산병원으로 옮겨졌다. 상주인 정의선 부회장과 설영흥, 최한영, 이정대, 김동진 부회장 등 각 계열사 임원들은 이 여사의 운구를 직접 영접하며 깊은 애도를 표했으며, 빈소에는 이 여사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기 위한 정·재계 인사들의 안타까운 발길이 이어졌다.
유명세를 타며 활발한 사회 활동을 꾸려가는 여느 그룹 총수 부인들과는 달리, 이 여사는 그동안 바깥활동을 자제하며 현대기아차그룹이 글로벌 회사로 성장하기까지 ‘보이지 않는 경영’을 홀로 해 왔다. 다름아닌 평생을 ‘조용한 내조’로 남편과 또 자식들의 큰 버팀목이 됐던 것.
마음 속 최고의 경영자이자 지지자였던 소중한 어머니를 보내야 하는 정의선 부회장의 얼굴은 유난히 슬픔으로 가득 차 있었다.

고 이정화 여사는 담낭암으로 지난 5일 오전 10시 50분(한국시간 기준)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시에 위치한 MD 앤더슨 병원에서 향년 71세를 일기로 타계했다. 빈소는 아산병원 장례식장 2층 20호에 마련됐으며, 장지는 경기도 하남 창우리 선영으로 정해졌다.

정·재계 거물급 인사들 빈소 찾아

빈소에는 수많은 정·재계 인사들의 조문행렬이 이어졌다. 가장 먼저 빈소를 찾은 사람은 바로 이명박 대통령의 부인 김윤옥 여사였다. 이 대통령이 경기도 화성에 위치한 현대기아차 남양연구소를 방문했던 8일 오전 10시45분께 김 여사는 이동관 청와대 홍보수석 등 수행원들과 함께 빈소를 찾아 조의를 표했다. 현대기아차그룹이 공식적으로 조문객을 받기로 한 시점인 이날 정오보다 1시간 15분 정도 일찍 빈소를 찾은 김 여사는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 큰딸 성이씨, 둘째딸 명이씨 등 유족들을 위로하며 10분 가량 자리를 함께한 뒤, 정 회장의 배웅을 받으며 장례식장을 떠났다.공식 조문은 정오부터 시작됐다. 역시 ‘현대家 큰어머니’답게 최태원 SK회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등 재계 거물급 인사들이 대거 빈소를 찾아 유가족을 위로했다. 고인의 영정 옆에는 이 대통령의 조화가 놓여졌고, 김영삼 전 대통령과 이건희 전 삼성 회장도 조화를 보내는 등 정·재계 인사들은 한마음이 돼 고인에게 깊은 애도를 표했다.   
재계 인사로는 처음으로 코오롱그룹의 이웅렬 회장이 빈소를 찾았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명예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부회장, 강덕수 STX 회장 또 최은영 한진해운 회장 등도 이날 오후 3시께 조문을 마쳤다.정치권 조문행렬도 이어졌다. 정운찬 국무총리를 비롯해 한나라당 박재순·송광호 최고위원과 김영삼 전 대통령의 아들인 김현철 여의도연구소 부소장 등이 빈소를 찾아 고인의 넋을 위로했다. 한편, ‘범 현대家’ 친인척들의 발길도 이어졌다. 고 정몽헌 회장의 부인인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맏딸 정지이 현대 U&I 전무와 함께 빈소를 지켰고,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도 오후 2시 20분께 빈소를 찾았다. 고 정주영 회장의 4남 고 정몽우 씨의 아들인 정일선 비앤지스틸 대표와 정대선 비에스엔씨(BS&C) 대표도 문상객을 맞았다.

정의선 부회장, “찾아주셔서 감사해”

누구보다 슬픔이 가득했던 상주 정의선 부회장은 운구를 영접한 뒤, 이 여사의 영정 앞에 음식과 술을 올리며 어머니의 마지막 가는 길을 애도했다. 정 부회장을 비롯한 유족들은 조문객들에게 “찾아주셔서 감사하다”며 깊은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