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역대급' 도발·막말···美 "대화 채널 열려있다"
정찰위성 발사에 김정은 "깡패 우두머리" 발언까지 격해진 도발과 발언, 한미일 안보결집 '경계심' 풀이 美 백악관 "우리는 대화에 열려있어" 강조
2024-08-30 이태훈 기자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북한이 동북아 긴장수위를 한껏 끌어올리고 있다. 최근 전례 없이 잦아진 무력도발은 물론 한미일 3국을 향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날 선 발언이 나오면서다. 한미일 안보결집에 대한 경계심 표출로 읽히는 가운데, 미국은 북한을 향해 대화의 장으로 나올 것을 촉구했다.
30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국, 미국, 일본이 정상회의를 기점으로 안보협력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북한이 맞불을 놓는 형국이다. 북한의 대남 도발은 윤석열 정부 들어 한층 격화된 상태다. 탄도미사일 발사와 무인기 영공 침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지금까지 37회의 군사 도발을 단행했다. 최근 북한의 도발 종류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이 '군사정찰위성' 발사 시도다. 북한은 지난 5월 31일 1차 발사에 이어 지난 24일 2차 발사를 감행했다. 두 발사 시도 모두 기체 결함으로 성공하지 못했고, 해상 낙하했다. 북한이 발사한 정찰위성은 군사적으로 전혀 효용성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도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기술 수준이 높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한다. 다만 그들의 우주 기술이 점진적으로 발전할 가능성을 고려해 경계가 필요하다. 거칠어진 김 위원장의 발언에도 이목이 쏠린다. 김 위원장은 지난 27일 해군절을 맞아 해군사령부를 방문한 자리에서 "얼마 전에는 미국과 일본, 대한민국 깡패 우두머리들이 모여앉아 3자 사이의 각종 합동군사연습을 정기화한다는 것을 공표하고 그 실행에 착수하였다"고 말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9일 보도했다. 한미일 정상을 '깡패 우두머리'에 빗대며 맹비난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또 남측을 '대한민국'이라고 지칭하기도 했다. 공식 석상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대한민국을 한민족이자 협력 대상보다는 적대국가로 간주하겠다는 의지가 투영된 것이란 평가다. 전문가들은 북측에서 나오는 격한 도발과 발언이 경계심에서 나온 것이라고 보고 있다. 정부의 강경 대북정책 및 한미일 안보결집 움직임에 노골적인 반발 심리를 드러냈다는 것이다. 한편 이같은 북한의 '뒤 없는' 행보에도 미국은 북한을 대화자리로 이끌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다. 미 백악관의 카린 장-피에르 대변인은 지난 29일(이하 현지시간) 김 위원장의 '깡패 우두머리' 발언에 대한 미국 입장을 묻는 질문에 즉답을 피하면서도 "수차 말한 대로 북한과의 대화 채널은 열려 있다"고 강조했다. 존 커비 미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도 지난 17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한반도 비핵화를 논의하기 위해 김 위원장과 전제 조건 없이 만날 의향이 있있다고 언론 인터뷰를 통해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