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 '플랫폼·연결성'에 꽂힌 삼성‧LG전자
글로벌 가전 시장 침체에 ‘플랫폼 고도화’로 돌파구 HW, 사용자 간 연결성 강화 도모…부가 가치 창출 푸드‧콘텐츠‧스마트홈 플랫폼 등 플랫폼 사업 다각화
2023-08-30 김명현 기자
매일일보 = 김명현 기자 |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글로벌 가전 시장 침체를 돌파하기 위해 플랫폼 고도화에 강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기존 하드웨어(HW) 제품 간, 사용자 간 연결성 강화는 플랫폼을 통해 실체화되기 때문이다. 이는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개인화'와 직결된다. 양사는 이를 통해 생태계 내 소비자 유입 증대와 편의성 제고를 노린다는 전략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 LG전자는 올해 가전 시장 부진이 악화함에 따라 소비자들에 개인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플랫폼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제품 판매라는 단기적 수익 확보에 그치지 않고, 연결성 확대를 통한 부가가치 창출을 노린 것이다. 31일부터 서비스가 개시되는 '삼성 푸드'가 대표적이다. 삼성 푸드는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개인 맞춤형 식(食)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만들어진 푸드 통합 플랫폼이다. 사용자는 해당 플랫폼으로 레시피 검색부터 식단 계획, 식재료 관리, 조리 영역까지 식생활 전반에 필요한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주목할 점은 삼성 푸드가 삼성 주방가전은 물론 다른 사용자들과의 연결성 강화에도 힘을 쏟았다는 것이다. 삼성 푸드를 통한 맞춤형 레시피의 조리값은 삼성 '비스포크 오븐'으로 바로 전송돼 사용자가 조리 온도, 시간을 따로 설정하지 않아도 된다. 또 직접 개발한 레시피를 다른 사용자들과 공유할 수 있는 커뮤니티 기능을 제공한다. 삼성전자는 오븐을 시작으로 인덕션, 전자레인지 등 연동 가전을 확대할 계획이다. 더불어 삼성 푸드와 헬스케어 플랫폼 '삼성 헬스'도 연내 연결, 사용자에 최적화된 식단을 제공할 계획이다. 삼성 푸드는 구글플레이와 앱스토어에서 다운로드 할 수 있다. 삼성전자의 콘텐츠 플랫폼 '삼성 TV 플러스'의 활약에도 기대감이 모인다. 회사는 이를 통해 '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 TV(Free Ad-supported Streaming Television·FAST)' 플랫폼 시장 선점에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삼성 TV 플러스는 최근 1년간 약 30억 시간의 글로벌 누적 시청 시간을 기록했다. 전 세계 24개국에서 2000개 이상의 채널을 운영하면서다. 최근 국제축구연맹 FIFA의 공식 스트리밍 서비스 'FIFA+' 채널을 론칭하기도 했다. 삼성전자와 함께 전 세계 TV 제조사 중 유일하게 자체 FAST 플랫폼을 보유한 LG전자도 스마트TV 플랫폼에 공격적인 행보를 보인다. 기존 제품 경쟁력에다 콘텐츠·서비스 역량을 모아 미디어&엔터테인먼트 플랫폼 업체로의 도약을 정조준하고 있다. 실제 LG전자는 LG 스마트TV 플랫폼 웹(web)OS 기반으로 콘텐츠 경쟁력 강화에 힘을 싣고 있다. 올해는 마스터클래스, 유데미 등 교육 콘텐츠와 홈트레이닝 콘텐츠를 중심으로 고객 참여형 신규 콘텐츠를 대폭 확대했다. 전 세계적으로 보급된 webOS를 통한 광고수익 확대가 점쳐진다. 일각에서는 지난 7월 LG전자가 기자간담회를 통해 천명한 플랫폼·서비스로의 사업구조 전환이 전자업계에 변화를 몰고 오는 트리거가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LG전자가 새로 선보이는 '홈 에너지 플랫폼(Home Energy Platform)'도 업계의 이목을 끈다. 회사는 내달 1일 독일에서 개최되는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23'에서 '넷 제로 하우스' 콘셉트의 전시부스를 꾸리면서 해당 플랫폼을 소개할 예정이다. 회사는 이를 통해 고효율 가전뿐 아니라 가정에서 사용하는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한편 삼성, LG전자는 올해 타 브랜드 제품과의 연동을 추진, 스마트 홈 생태계 확장을 본격화한다. 삼성전자는 통합 연결 플랫폼 '스마트싱스' 앱으로, LG전자는 스마트홈 플랫폼 'LG씽큐'를 통해 가전 간 상호 연동을 추진한다. 연내 냉장고‧세탁기‧에어컨 등 9종에 이어 내년 에너지 관리기능, 전기차 충전기 등 대상 제품군 확대를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