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최태원 '딥 체인지' 25년…재계 2위 우뚝

1일 최태원 SK 회장 취임 25주년 맞아 그룹 코어 혁신 주목 ‘변화 없인 미래 없다’ 신념 확고…취임부터 최태원式 시프트 자산‧매출‧기업가치 등 전분야 퀀텀점프…체질 개선도 가속화 이윤추구 넘어 SV·ESG로 지속 성장 선도…“국가‧사회에 헌신”

2024-08-31     김명현 기자
한국고등교육재단

매일일보 = 김명현 기자  |  '딥 체인지(Deep Change)'의 대명사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일 취임 25주년을 맞았다.

외환위기의 상흔이 곳곳에 자리하던 어수선한 시기에 최 회장은 1998년 9월1일 그룹의 지휘봉을 잡고 딥 체인지를 천명했다. "혁신적 변화를 할 것이냐(Deep Change), 천천히 사라질 것이냐(Slow Death)"라는 그의 취임 일성은 2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회자되고 있다. 그룹의 코어를 건드는 '딥 체인지'가 오늘날의 SK그룹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 노력의 결과물은 '지속가능한 미래성장 사업구조'로의 전환으로 요약된다. 구체적으로 SK는 경영 전 분야에서 큰 폭의 성장을 거듭하며 국내 재계 서열 2위로 올라섰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최 회장이 취임한 해 32조8000억원이었던 SK그룹 자산은 지난 5월 기준 327조3000억원으로 10배 이상 뛰었다. 이로써 재계 순위가 5위에서 2위(2022년 5월 이후)로 3계단 상승했다. 매출은 1998년 37조4000억원에서 지난해 224조2000억원으로 6배, 영업이익은 2조에서 18조8000억원으로 9배 이상 늘었다. 같은 기간 수출액 규모도 10배가량 성장하며 우리나라 총수출의 10%를 짊어지는 명실공히 글로벌 기업이 됐다. 이 같은 글로벌 기업으로의 체질 변화는 SK그룹의 고속 성장에 원동력이 됐다는 평가다. 실제 최 회장은 취임 직후부터 해외시장 개척과 수출 드라이브 등을 통해 내수기업으로 인식되던 그룹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꿔 놓았다. 특히 최 회장은 기존 주력 분야인 에너지‧ICT(정보기술)에 이어 BBC(배터리·바이오·반도체) 등 그린·첨단 분야로 포트폴리오를 넓히며 질적 성장을 이뤄냈다. SK그룹이 사업의 무게추를 BBC 중심으로 옮겨 간 시점은 2012년 2월 하이닉스 인수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최 회장은 사내 반대에도 불구하고 하이닉스 인수를 관철시켰다. 에너지·화학 및 정보통신 등 2개 분야만으로는 지속 성장이 힘들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최 회장은 하이닉스가 '글로벌'과 '기술'이라는 양 날개를 모두 갖춘 것으로 평가했으며, 과감한 투자를 연속적으로 단행했다. 이는 현재 SK하이닉스가 반도체 수직 계열화와 글로벌 톱 티어 회사로의 도약을 이룬 비결로 꼽힌다. 더불어 △전기차 배터리 △바이오 △수소 △신재생에너지 △소형모듈원자로(SMR) △도시유전(폐플라스틱 열분해) △폐기물 및 수처리 등 사업이 SK 핵심 성장동력으로 탄력적 성장을 이뤄 나가고 있다. 아울러 최 회장은 SV(사회적가치)‧ESG(환경‧사회‧지배구조) 기반의 지속가능성장을 선도하는 재계 및 사회적 리더로 집중 조명을 받고 있다. 실제 그는 SV·ESG를 비즈니스에 내재화해 기업가치를 높이는 경영전략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최 회장은) 전통적인 기업과 기업상을 뒤집어 이윤추구를 넘어서는 지속가능성장 철학을 한국 사회에 전파 중이다"고 평했다. 최 회장은 2018년부터 경제적가치와 사회적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는 '더블 보텀 라인(DBL)' 경영을 강조하면서 매년 사회적가치 창출액을 발표해 왔다. 지난해 SK그룹이 창출한 사회적가치는 총 20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2018년 측정 첫해 16조1000억원을 기록한 이후 연평균 5%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ESG 경영에도 속도를 붙이고 있다. 최 회장은 2021년 6월 확대경영회의에서 그룹 차원의 넷제로(Net Zero)를 선언했고 그해 10월 CEO 세미나에서 "2030년 전 세계 탄소 감축 목표량의 1%에 해당하는 2억톤의 탄소를 줄이는 데 SK가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국가와 사회에 공헌하겠다는 그의 발언에도 무게감이 더해진다. 2021년 3월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지난해 5월에 부산엑스포 유치 지원 민간위원장에 취임해 글로벌 전선에서 종횡무진 활약 중이다. 최 회장은 한 인터뷰를 통해 "60대 나이에 접어들고 보니 이제 사회에 공헌할 시간이 많이 남지 않은 것 같다"며 국가와 사회에 대한 헌신 의지를 담담하게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