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감소에…제과업계 주 타깃, 아이에서 어른으로

유아동‧청소년층 맞춤 스낵에서 어른들 안주로…타깃‧전략 대대적 변화 옛 문화에 대한 호기심‧선망 큰 MZ세대 주축…‘할매니얼’ 트렌드 심화

2023-08-31     김민주 기자
사진은

매일일보 = 김민주 기자  |  ‘어른과자’ 전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인구 감소에 제과류 주요 소비층인 유아동‧청소년층이 줄면서 성인을 타깃으로 한 제품 개발로 중장기 수익모델을 재정립해가는 모습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약과 열풍부터 이어졌던 ‘어른과자’ 열풍이 최근 농심의 ‘먹태깡’ 인기에 힘입어 더욱 심화되고 있다. 먹태깡은 지난 6월 출시된 ‘새우깡’의 후속작이다. 맥주 안주로 인기가 많은 먹태의 맛을 접목한 제품이다. 먹태 특유의 풍부한 감칠맛이 특징이며, 먹태와 함께 소스로 곁들이는 청양마요맛을 첨가했다. 기획 단계부터 ‘안주스낵’을 겨냥해 제품의 맛과 콘셉트 등을 설정한 것으로 분석된다. 출시 후 일주일 만에 100만봉 이상 판매고를 세우고, 유통점에서 품귀 현상을 일으키는 등 기대를 뛰어넘는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농심은 부산공장에서 생산하는 스낵의 일부를 타 공장으로 이관하고, 먹태깡 생산량을 증대, 공급량을 30% 늘렸다. 먹태깡 히트에 ‘미투 제품(경쟁사의 주력 상품을 본 떠 만든 상품)’도 빠르게 따라 나오고 있다. 롯데웰푸드는 ‘오잉 노가리칩 청양마요맛’을 내달 4일부터 편의점을 시작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내달 9일 대형마트, 11일엔 동네마트까지 공급처를 확대할 계획이다. 유앤아이트레이드도 내달부터 먹태맛 스낵 ‘먹태이토’를 선보인다. 현재 일부 편의점에서 선발주가 진행되고 있다. 올 초부터 거세진 ‘할매니얼’ 트렌드에 따른 약과 열풍은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다. 할매니얼은 ‘할머니’와 ‘밀레니얼’를 합친 신조어로, 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 젊은 세대 사이에서 옛 문화에 대한 선망과 호기심에서 비롯된 뉴트로 트렌드를 일컫는다. 식품가공업체뿐만 아니라 베이커리 및 유통채널들도 약과를 활용한 제품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신세계푸드는 지난 3월 출시된 ‘경제적 약과파이’의 인기에 착안해 도너츠와 약과를 접목해 개발한 ‘약과 도너츠 세트’를 출시했다. 도너츠에 약과 소스를 코팅한 후 미니 사이즈의 약과를 통으로 올린 제품이다. 앞서 선보인 경제적 약과파이는 약과 특유의 꾸덕한 식감과 파이의 바삭함을 접목한 디저트로 인기를 끌면서 출시 후 4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15만개 기록을 세운 바 있다. CU의 ‘이웃집 통통이 약과 쿠키’는 최근 맥주 상품까지 라인업을 확장하며 성인 고객층을 집중 공략 중이다. 이웃집 통통이 약과 쿠키는 압구정로데오 유명카페인 ‘이웃집 통통이’와 협업을 통해 탄생한 제품으로, MZ세대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얻으며 전국적인 품귀 현상을 빚었다. 해당 상품은 출시 약 4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280만개를 돌파했다. 매해 8월은 주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시기인 만큼,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약과와 수요가 늘어난 맥주를 접목해 스낵과 주류 성수기를 동시에 노리겠단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디야커피가 지난달 선보인 ‘약과 크림치즈 쿠키’, ‘약과 버터바’ 등 약과 디저트 2종은 출시 50일 만에 15만개 판매고를 올렸다. GS25는 고물가 영향으로 대용량 제품이 각광받는 현상과 할매니얼 트렌드를 적극 반영해, ‘혜자로운 맘모스빵 인절미’을 선보였다. 콩가루를 섞은 소보로를 겉면에 토핑한 빵속에 인절미 크림과 떡을 넣은 것이 특징이다. 지난 6월 출시한 ‘혜자로운 맘모스빵 흑임자’의 후속 격이다. 전작은 출시 후 지난달 기준, 베이커리 부문 매출 1위에 오르며, 일반빵 카테고리의 인당 구매 가격을 22% 상승시켰다. 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문화에 대한 경계도가 낮고 습득하는 속도가 빠른 잘파세대를 중심으로 전통 디저트에 대한 수요가 증폭했다”며 “콩고물, 전통 제과 제조 방식 등이 접목된 레트로 간식들의 개발 및 출시가 활발해졌고, 이는 단순한 단기 트렌드가 아닌 식품업계 전반의 마케팅 흐름을 바꿔, 마케팅 콘셉트의 다각화를 이끌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