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예결위 충돌…'외압 의혹'에 고성 지른 한 총리
31일 예결위서 3번 연거푸 '채 상병 사건 외압 의혹' 부인 홍범도함 개명 놓고 "극우" 비판에 "자유민주주의는 국체"
2024-08-31 이설아 기자
매일일보 = 이설아 기자 | 한덕수 국무총리가 해병대 채 상병 사망사건 등으로 국회에서 추궁받자 "하나도 인정 안한다"며 고성을 세 번 내질렀다. 또한 야당의 비판에도 '홍범도함'에 대한 개명을 검토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한 총리는 31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날선 공방을 벌였다. 기 의원이 이종섭 국방부 장관의 예결위 불출석과 관련해 "예정된 종합정책질의를 뒤로하고 출장 간 것은 국민이 보기에 도망"이라며 한 총리가 대신 책임있는 대답을 해야한다고 요구하자 "국무위원에 대한 모욕"이라고 맞받아친 것이 도화선이 됐다. 또한 홍범도함 개명에 대한 질의응답에서도 기 의원과 강한 의견 충돌을 보였다. 한 총리는 "(군함은) 우리의 주적과 전투를 해야 한다"면서 "군함에다가 소련 공산당 자격을 가졌던 사람 (명명은) 수정을 검토해야 된다"고 주장했다. 기 의원이 "잠수함 등 군함의 개명 사례는 전 세계적으로도 히틀러 같은 독재자가 마음대로 명칭을 개명한 것 외에는 유례가 없다"며 "지극히 편협한 극우적 역사관"이라고 비판하자 "우리의 국체(國體)는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라고 응수하기도 했다. 한 총리는 "대한민국의 기본적 우리 국체를 어떻게 극우라고 표현하는 건가"라며 "자유민주주의에서 '자유'를 빼자는 거냐"고 되물었다. 한 총리가 폭발한 것은 기 의원이 지난 7월 수해 현장에서 실종자를 수색하다 숨진 해병대 채 모 상병 사건과 관련돼 정부의 은폐 의혹을 제기하면서였다. 한 총리는 "은폐라고 하는 것은 의원님의 희망이다. 실제 주장하는 근거가 어디 있냐"면서 "하나도 동의하지 않는다"는 말을 3번 반복하며 고성을 질렀다. 기 의원이 "국기문란 사건"이라며 수사 과정에 대한 발언을 지속하자 "철저한 의원님의 개인 의견이다, 일방적인 주장이며 완전히 틀렸다"고 한 총리는 목소리를 더욱 높이기도 했다. 한 총리의 '흥분'은 의석에서 "싸우러 왔냐"며 질타하는 발언이 나오자 잠잠해졌다. 한 총리와 기 의원 간 충돌로 격해진 분위기를 수습한 것은 예결위 여당 간사인 송언석 의원이었다. 송 의원은 예결위가 정회한 후 다시금 회의를 시작할 때 "질의하는 쪽이나 답변 과정에서 좀 더 예의를 갖췄으면 한다"며 "질의 내용도 예·결산 내용에 좀 더 집중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