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툭하면 횡령” 금융권 내부통제 강화 진땀
신한은행, ‘운영리스크위원회’ 개최 금융회사 지배구조법 개정…CEO 책임 강화
2023-09-03 이보라 기자
매일일보 = 이보라 기자 | 금융권에서 횡령 사고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내부통제 강화에 진땀을 빼고 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롯데카드 직원 2명이 100억원 이상을 배임한 사실이 나타났다. 지난달 2일에는 BNK경남은행에서 최대 1000억원대 횡령 사건도 발각됐다. 지난해 4월 우리은행에서 700억원대 횡령 사건이 금융권에 파장을 일으킨 데 이어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KB국민은행 증권대행부 소속 직원들이 미공개정보를 이용해 127억원의 주식매매 차익을 거뒀다. 대구은행에서도 고객 동의 없이 1000여 건의 증권계좌를 개설한 혐의가 드러났다. 금융사들은 내부통제 강화에 나섰다. 신한은행은 최근 위험관리위원회 산하 경영진 회의체인 ‘운영리스크위원회’를 개최하고, 향후 운영리스크 운영방향과 주요 추진과제에 대해 논의했다. 운영리스크위원회는 운영리스크 통제체계 강화를 위한 역할 재정립과 이사회•경영진의 역할 및 감독책임 강화를 요구하는 ‘건전한 운영리스크 관리 원칙(PSMOR)’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자 신설했다. 운영리스크란 부적절하거나 잘못된 내부의 절차, 인력, 시스템 및 외부사건으로 인해 발생하는 손실 리스크다. 이외에도 ICT 리스크, 정보보호 리스크, 제3자 업무위탁 리스크 관리 개선 방안에 대해 논의해 운영리스크 관리 범위를 확장해 기존 ‘측정’ 중심에서 금융사고 예방을 위한 ‘실질적인 관리체계 구축’ 중심으로 변화시켰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이번 운영리스크위원회 개최가 내년 1월부터 도입되는 강화된 PSMOR에 적극 대응하는 출발점이며 금융사고 예방 및 경영진 주도의 운영리스크 관리 문화확산을 위한 의사결정기구가 될 것”이라며 “최근 은행권 내부통제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만큼 빈틈 없는 운영리스크 관리를 통해 더욱 더 안전한 은행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지난달부터 영업본부 및 본부부서 내 감사업무 지원 역할을 수행하는 '사고 제로 서포터즈'를 운영한다. 내부통제시스템 구축을 위해 검사본부에서 마련한 '검사기능 혁신추진 방안'의 일환이다. 내부통제 업무를 담당하고 있거나 해당 업무에 역량이 있는 영업현장 및 본부부서 직원 69명으로 구성됐다. 사고 개연성이 높은 영역, 제도·프로세스 개선이 필요한 부문 등의 정보를 제공하고 금융사고 예방 관련 우수사례를 발굴하며 직원들의 금융사고에 대한 경각심을 제고하기 위한 활동을 벌일 예정이다. 활동성과가 우수한 직원에게는 포상을 실시하고 우수 서포터즈는 검사본부의 인력풀로 관리할 계획이다. 금융당국도 관련 법 개정을 통해 CEO 책임을 강화한다. 금융위원회는 내부통제와 관련해 연내 ‘금융회사 지배구조법 개정안’을 상정할 계획이다. 금융회사 지배구조법 개정안은 ‘책무구조도’를 도입해 CEO를 포함한 임원별 책임 범위를 사전 확정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대형 금융사고나 횡령 같은 조직적·반복적 사고 시 CEO도 문책 대상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