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충당금 증가에 3분기 실적 적신호

2분기 대손충당금 2.3조…전 분기 대비 22%↑

2023-09-03     이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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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 이보라 기자  |  실적잔치를 벌인 상반기와 달리 은행권의 하반기 실적은 대손충당금 부담 탓에 좋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권의 2분기 대손충당금은 2조300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22%가량 늘었다.

금융감독원이 29일 발표한 2분기 국내은행 영업실적(잠정)에 따르면 2분기 당기순이익은 7조1000억원으로 1분기에 이어 7조원을 넘어서며 상반기에는 총 14조1000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상반기 당기순이익 9조8000억원에서 44% 성장한 것이다.

대손비용은 1조4000억원으로 1분기 1조7000억원 보다 3000억원 감소했지만, 이 역시 한화오션 관련 1조2000억원 규모의 충당금이 환입되면서 비롯됐다. 이를 제외한 대손비용은 2조6000억원으로 1분기보다 9000억원 늘어났다. 영업외손익은 5000억원으로 1분기와 유사했다.

은행 핵심수익지표가 낮아지면서 은행들은 하반기 실적 방어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조아해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은행 순이익은 컨센서스와 부합지만, 은행마다 상황은 다르다"며 "이자마진 방어력을 높이거나 대출성장률을 회복한 은행들은 상대적으로 양호하겠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실적 쇼크가 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지난 2020년 4월 코로나19 사태때 시행한 소상공인 대출 만기연장·상환유예 조치가 오는 오는 9월 말 만료되면서 부실 우려가 더 커지고 있다. 만기연장은 2025년 9월까지, 상환유예는 다음달까지 지원하기로 확정했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이 은행들에 충당금을 추가로 쌓으라는 압박도 강해졌다. 각 은행들과 하반기 충당금 규모와 관련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은행 등 금융회사들은PD(부도율) 및 LGD(부도 시 손실률) 값 조정과 관련해 금융당국과 협의 후 충당금 적립 규모를 확정하고 있다. 현재 논의의 초점은 PD·LGD가 과거 경험률을 바탕으로 산출되는 데이터인 만큼 실제보다 낙관적인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것에 맞춰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