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부한 유동성이 공급되던 코로나19 시기 많은 사람들이 주식과 가상화폐에 투자했으나 이후 투자 손실로 개인회생 신청이 급증하고 있다.
법원행정처 자료에 의하면, 지난해 20대의 개인회생 신청 건은 1만3868건으로 역대 최대다. 그런데 지난 1~5월 20대의 개인회생 접수는 6993건으로 지난해 연간 건수의 50%를 넘어 올해 역대 최대를 갱신할 것으로 예상한다. 같은 기간 30대의 개인회생 접수 1만3864건도 마찬가지로 지난해 연간 건수의 52%에 달한다.
법원은 앞서 주식, 가상화폐로 인한 투자 손실금을 도덕적 해이 등 이유로 채무자가 보유한 경제적 이익이라고 보아 청산가치로 반영했다. 개인회생을 하려면 청산가치보다 많은 금액을 변제해야 한다. 투자 손실금을 청산가치에 반영하면 채무자가 아예 개인회생 신청을 못하거나 개인회생을 하더라도 많은 변제금을 안아든다.
그런데 지난해 7월 1일부터 시행된 서울회생법원 실무준칙에 따라 개인회생의 변제금 총액을 정함에 있어 주식, 가상화폐 투자 손실금이 청산가치에 반영되지 않고 있다. 반면 투자 실패를 가장해 재산을 은닉한 경우에는 청산가치에 반영된다.
서울회생법원 실무준칙의 시행으로 투자 손실금이 변제액으로 고려되지 않으면 채무자의 변제 능력 범위 내에서 개인회생 변제금이 줄어들 수 있다. 개인회생을 통한 경제활동 복귀가 수월해질 수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고 투자 손실로 인한 채무 전액이 탕감되는 것은 아니다. 개인회생 채무자는 소득, 생활비 등을 고려해 성실하게 변제해야 한다.
서울회생법원 실무준칙과 같은 내용은 부산회생법원을 제외한 나머지 법원 실무준칙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에 따라 기존 법원은 주식, 가상화폐 투자 손실금을 채무자가 보유하고 있는 경제적 이익으로 본다.
법원별 실무처리 차이로 인해, 주식·가상화폐 투자 손실을 입은 채무자의 주소지가 서울회생법원이나 부산회생법원의 관할지면 개인회생에 더욱 유리하다. 이를 고려해 주소지를 형식적으로 이전해 서울회생법원이나 부산회생법원에서 개인회생을 신청을 시도하려는 사람도 있다. 법원은 이들의 위장전입 여부에 대해 살펴보는 상황이다.
법원은 개인회생에 상당한 재량을 갖고 있다. 이에 따라 주식·가상화폐 투자 손실 때문에 개인회생 절차를 밟는 채무자의 사안별 변제율이나 청산가치 반영 정도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적절히 소명하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