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무역수지 심각한 경고음…경제정책 전환 시급
수출 부문서 3개월 연속 흑자 불구 ‘불황형 흑자’ 수모 정부, 경기회복 낙관…“신산업 육성해야 성장세 지속”
2024-09-03 신승엽 기자
매일일보 = 신승엽 기자 | 무역수지가 ‘불황형 흑자’라는 평가로 모아지는 가운데, 정부 경제 정책의 획기적인 전환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8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전년 대비 8.4% 감소한 518억7000만달러(68조7536억원)로 집계됐다. 수입이 22.8% 줄어든 510억달러(67조6005억원)를 기록하며, 결과적으로 무역수지 흑자(8억7000만달러‧1조1531억원)를 달성했다. 지난 6월부터 무역수지는 3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지만, 올해 전체를 놓고 봤을 때 여전히 적자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실정이다. 실제 지난달 기준 누적 무역적자는 239억7000만달러(31조7218억원)로 집계됐다. 회복세로 전환했음에 불구하고 그간 발생한 적자를 극복하기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다. 동시에 불황형 흑자라는 오명도 벗어야 한다. 불황형 흑자는 경기 불황 속 수출보다 수입의 감소폭이 크게 발생하며, 수출입 통계에서 흑자로 기록되는 현상을 뜻한다. 수출의 증가폭이 플러스로 전환하지 않을 경우, 선순환적인 해석이 어렵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국내 수출의 주력품인 반도체는 여전히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달 수출 가운데, 반도체 부문은 85억6000만달러(11조2897억원)을 기록하며 작년보다 20.6% 줄었다. 정부는 지난해 실적의 기저효과라고 주장한다. 전월 대비 15% 증가했기 때문이다. 월별로는 회복하고 있지만, 결국 작년보다 낮은 실적을 기록한 셈이다. 글로벌 외교 정세도 주시해야 하는 상황이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지속되고 있으며, 중국은 현재 장기적인 경기 침체 위기와 직면한 상태다. 기존의 수출 및 경제정책으로는 새로운 흐름에 대응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현재 상황을 낙관하고 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일 국회 예산결산위원회 전체회의에서 “9월·10월 가면서 반도체 매출 증가세가 확연히 나타나고 있다”면서 “내년엔 더 강한 회복세가 나타날 것이란 게 전문기관들의 대체적 전망”이라고 말했다. 기업들은 글로벌 정세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분주하다. 정부의 외교 방향성이 미국을 향하고 있다는 점에서 수출 전략을 전환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재계 한 관계자는 “그간의 수출전략이 경제 성장을 견인했다는 점을 부정할 수 없지만, 주력 품목 등을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면서 “기존 주력 산업에 기대지 않고, 새로운 산업을 육성해야 안정적인 성장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