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대구 출마 언급에 '이목'···"대구서 겨룬다면 가장 나쁜 분 골라 붙겠다"

2일 대구치맥페스티벌 찾아 시민과 만남 이준석 "윤핵관 보면 열 받아서 보수 확장보다 정리 생각" 대구 동구을 출마설엔 선 그어···"해달라는 대로 안 해줄 것"

2023-09-03     이태훈 기자
이준석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만약 대구에 가서 정정당당히 겨뤄보자고 한다면 (동구을 말고) 가장 나쁜 분을 골라서 붙겠다"고 밝혔다. 서울 노원병에서만 3번을 출마해 지역 기반을 닦은 이 전 대표가 대구 출마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어서 이목이 쏠린다.

3일 이 전 대표에 따르면 그는 전날 대구치맥페스티벌이 열리고 있는 대구 달서구 두류공원 야외음악당에서 시민들과 만나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을 보면 열을 받아서 보수 확장보다는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전 대표의 이같은 발언은 보수 정당 당선 가능성이 높은 대구·경북 지역에 공천받기 위해 특정 인물에게 맹종하는 정치인들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 전 대표는 이날도 대구 동구을(현역 국민의힘 강대식) 출마에는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는 "이준석 등을 꺾어 버려야 된다는 말을 했던 사람들이 요즘 방송에 나와서 '이준석이 제발 나와줘야 된다' 이런 말 하지 않느냐"며 "저는 그 사람들이 해달라는 거는 안 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노원병에 (총선) 안 나간다는 얘기가 아니라 그 사람들이 해달라는 것 때문에 제 진로가 바뀌진 않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대구 동구을 출마설에 대해서도 "이준석이 대구 동구을 나가서 강대식 의원을 잡고 국회의원이 되려고 한다는 얘기를 한다"며 "이간질도 제일 저렴한 수준의 이간질이 그런 것"이라고 일축했다. 이 대표는 또 "대구에서 요즘 정치하는 분들이 참 말들이 없다. 공천 받겠다고 맹종 자세로 가는 사람들이 조금씩 나올 것"이라며 "윤핵관이라는 사람들은 그런 분들"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제가 하나의 목표를 삼고 거기에 대해 노력하면 윤핵관들은 그걸 막겠다고 달려드는 분들이기 때문에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갈 생각이다"며 신당 창당 등 추후 행보에 대한 자세한 언급은 피했다.

아울러 이 대표는 수도권 험지에 출마하지 않는 당 의원들을 향해 쓴소리를 쏟아냈다. 이 대표는 "제가 정치하면서 제일 기분 나쁜 부분은 영남 의원들이 자기들은 제대로 된 선거 안치르고 당선되면서 저한테 (노원병에서) 세 번 떨어졌니 어쩌니 하면서 얘기할때가 정말 짜증난다"고 말했다. 이어 "보수 정당의 가장 큰 문제는 험지에 도전해서 뭔가 개척하면 그게 나중에 (당내에서) 자산으로 남게 되는 경우보다는 당내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오는 사람이 더 많다"며 "이렇게 되면 누가 도전을 하려고 하겠느냐"고 꼬집었다. 김기현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를 향해서는 "당의 대표랑 원내대표 되는 사람이 만약 서울 강북 같은 곳 가서 이기지 못한다고 하면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며 "그렇게 언론 노출기회가 많고 했던 사람들이 가서 어디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서울 광진구을) 하나 이길 자신 없어가지고 지금 저러고 있으면 정치 그만둬야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